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콤달콤 Jun 01. 2024

통조림의 애환


아까워?

나는 한창 클 때라구

더 먹고 싶을 수도 있지

이게 얼마나 한다고



아까워?

키 커야 한다면서

언제는 많이 먹으라며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며



아까워?

혼자가 된 기분이야

세상은 끝없는 규칙투성이

마음에 회오리를 일으킨다구



꿈을 꿔~ 

진심이 아니란 걸

눈빛이 말하는 걸

그러지 말라구



꿈을 꿔~

세상이 넓어질수록

호기심이 고개를 들어

점점 커져만 가네



꿈을 꿔~

성장할 수 있어

세상에 우뚝 설 테야

날 지켜보라구



통조림의 애환(by. 새콤이)



대용량 참치캔을 서둘러 구입했다. 언제든 퍼먹을 수 있도록 유리병에 옮겨 담았다. 치솟는 물가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었다. 솔직히 참치캔은 비상용 식재료이다. 반찬 고민일 때 어떤 요리에도, 그 자체로도 해결이 된다.


하루는 반찬이 맘에 안 든다며 아이가 투정을 부렸다. 내가 봐도 풀떼기뿐인 저녁상이었다. 얼른 참치캔을 하나 따 주었더니, 아이는 밝은 표정으로 바뀌었다. 



" 여기 있던 참치 어디 갔어? 설마 너가 또 먹었어? 한 개 남은 건 아빠 주려고 했는데 너무하다. "



늦게 퇴근한 남편의 저녁상을 차려주는데, 찬장 속에 있어야 할 참치캔 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에게 너만 입이냐며 잔소리를 퍼부었다. 그날 남편의 저녁상은 풀떼기뿐이었다.


자꾸만 아이의 표정이 눈에 밟혔다. 고개를 떨군 채, 나의 잔소리를 묵묵히 듣고 있었던 아이의 표정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이깟 참치캔이 모라고. 요즘 과자고 라면이고 1인분이라는 것들은 죄다 용량이 줄어들었는데, 더 먹고 싶은 건 당연했을 텐데.



" 미안해. 진짜루~ 진짜루~ 미안해. 키가 크려 그러나. 더 먹고 싶고 부족할 수 있는데, 생각해 보니까 그렇게 화내고 잔소리 퍼부을 정도는 아닌데... "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아이는 의기소침하게 괜찮다고 답해 주었다. 아이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아이의 마음을 헤아린 후, 그렇게 서둘러 대용량 참치캔을 구입했다.


사춘기의 일렁이는 마음이 커져갈수록, 너의 꿈도 커져가기를...




이 글의 저작권은 새콤 이에게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전재와 복제는 금지되며, 이를 어길 시 저작권법에 의거 처벌될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팬티를 내리지 마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