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겁을 먹는 거지
밥을 줘도
그릇 앞에서 쳐다만 보고
산책 가자 해도
문 앞에서 부질없는 밀당 하고.
너 꺼야!
너 꺼 먹는데 눈치 보고 겁먹지 마
맘이 아프단 말이야
날 못 믿는 거 같아서
다시 돌아올 거라는 믿음을
집 안 가득 여기저기 채워주고 있는데.
한 걸음씩 내딛고
작은 걸 이루어 갈 때마다
너의 용기는 커지고
너의 두려움은 사라지고
너의 세상도 밝아질 거야.
옆에 있어 줄게.
이 겁 많은 강아지야!
너꺼야, 겁 먹지마! (by. 새콤달콤)
내게는 비싼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가격을 얘기하면 모두들 입이 떡 벌어진다. 비싼 강아지라 그런지 걸음걸이도 예사스럽지 않고, 다른 강아지를 만날 때 태도도 품격이 있다고나 할까. 좋게 말해서 품격이지, 아주 조심스럽고 겁이 많은 편이다.
음식에 대한 집착도 없다. 거진 사료를 이틀에 한 번꼴로 먹다 보니 걱정이다. 사료 한번 먹여보겠다고 손을 내밀어도 주인인 나를 경계한다. '헨젤과 그레텔'의 길 찾아가는 과자처럼 사료를 뿌려줘야만 , 천천히 하나씩 내게로 온다.
여하튼 요 녀석이 우리 가정에 오면서 집안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재미난 사건, 눈물 흘린 사건, 모든 반려인들이 들으면 흥분할 사건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겪었다.
이걸 모아서 소설책으로 쓰면 어떨까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길을 걸으며 혼자 피식거리며 장르는 로맨택코미디? 스릴러? 별 상상을 했더랬다. 결국엔 소설을 쓸 줄 모른다는 나의 무지에 한숨 쉬고 동화책으로 전향을 했다.
" 미안해 "
" 동화책마저도 쓸 용기가 내게는 없구나 "
겁 많은 건, 주인인 나를 닮았나 보다. 글쓰기는 외로운 작업이다. 글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보여줘야 하는 작업이다. 가끔은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도 느낀다.
그러나 모든 세상을 내 맘대로 떡 주무르듯이 할 수 있다. 대기업 회장을 한 순간 나락으로 보낼 수도 있고, 흙수저를 세상 높은 곳으로 보낼 수도 있고, 사람들이 눈길 하나 주지 않는 여자를 세상 가장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고, 오만으로 가득 찬 멋진 남자를 무릎 꿇릴 수도 있다.
글쓰기는 분명 큰 매력이 넘쳐흐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 내지 못하는 나는 나약하구나! 글쓰기에 대한 믿음 '신뢰감'을 먼저 회복하는 게 순서겠지. 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