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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자 Jan 06. 2022

새해 인사  김현승 詩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인사



오늘은

오늘에만 서 있지 말고,

오늘은

내일과 또 오늘 사이를 발 굴러라.



건너뛰듯

건너뛰듯

오늘과 또 내일 사이를 뛰어라.



새 옷 입고

아니, 헌 옷이라도 빨아 입고,

널뛰듯

널뛰듯

이쪽과 저쪽

오늘과 내일의 리듬 사이를

발 굴러라 발 굴러라.

춤추어라 춤추어라.


- 김현승







2022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바람은 무시로 창을 덜컹이고

태양도 베어버릴 듯이

청빛 칼날을 잘 벼린 듯한 서느런 하늘.


여느 때처럼 이맘때쯤이면

피어나는 하얀 입김조차

마스크 안에서 맴돌다 출구를 못 찾고

물방울로 변해 버렸습니다.


 꼭꼭 닫힌 베란다

갈 곳 잃은 그 안에서도

 볕은 길을 내고

무심한 빈 봉지 하나

까칠한 바람 한 줌에

춤을 춥니다.



작년 한 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못했는지

돌아봅니다.

갑자기

다시 시작될 1월 1일이

무척이나 무겁게 느껴졌던

2021년 12월 31일이 떠오릅니다.

또 무엇으로 365일을 채울까

또 어떤 일들이

내게 오려고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있을까.

하는 막연한 기분은

준비되지 않은,

아니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해도

내가 준비한 대로 척척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었을까요.


하다 하다 안되면

포기하는 일도 생길 테고

뜻하지 않은 일들도

올 테고

뜻밖의 기쁨도 올 테겠죠.


선물 받은 새로운 달력을

벽에 걸어놓고

오래 바라봅니다.


새날 새해를 보던 새 마음도 있었고,

지인들과 왁자하게 보내면서

송구영신하던 날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막날은

조용히 TV를 보며

아쉬움과 설렘의 순간

걸쳐둔 채 보냈습니다.


22년 검은 호랑이해는

호랭의 기세에 눌려

코로나가 드디어 물러가는 세상,

부지런한 당신에게

기쁨이 두 배가 되는 세상

불행은 조금만,

행복과 행운은 꾹꾹 눌러 담아

꽉꽉 채워지는

그런 한 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모두 모두

2022년을 그려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게을렀던 지난해를 거울삼아

올해는

조금 덜 게을러야겠습니다.



춤추고 발 굴러

오늘과 내일의 사이사이를

열심히 뛰어야겠습니다.


새해 福 많이 받으시고

걷는 걸음걸음마다

복길, 꽃길이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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