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락바스락 까슬 까슬 찌리릿 후~~~
겨울이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이번 겨울은
고집이 센가 봅니다.
좀처럼 갈 생각이 없는 듯 보입니다.
거리의 보도블록마다
그 틈틈마다
바람은 자신을 채워 넣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도무지 나갈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도 그렇습니다.
여기 이곳.
세상은 목마르고
입은 쩍쩍 달라붙는 날이 이어졌습니다.
눈은 어디에 있나요.
비는 어디서 길을 잃었나요.
하얀 눈을 기다리던 마음은 금세
비라도 우울히 내려주기를 고대했습니다.
얼마 동안이었을까요.
손만 대도 부서지는 메마른 시간들은
금을 밟고 선을 넘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봄이 비를 달고
저 산너머에서 저 노을 너머에서
영차영차 땀 흘리며
달려오고 있음을 믿으니까요.
그렇게
촉촉한 봄이 오면
그 속에서
음악을 틀고서
하염없이
당신을 느껴볼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