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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성 Apr 23. 2022

74. 버드나무 정원 아래서(2)

과거의 짝사랑.

Down by the salley gardens


Down by the salley gardens, my love and I did meet.

버드나무 정원 아래서 내 사랑과 나는 만났습니다.

She passed the salley gardens with little snow-white feet

그녀는 눈처럼 희고 작은 발로 버드나무 정원을 지났었죠.

She bid me to take life easy, as the grass grows on the weirs

언덕 위에 풀들이 자라듯 인생을 느긋하게 살라고 했지만

But I was young and foolish

그 때 나는 젊고 어리석었기에,

And now, I am full of tears.

지금은 눈물이 가득합니다.


Down by the salley gardens, my love and I did meet.

버드나무 정원을 아래서 내 사랑과 나는 만났습니다.

She passed the salley gardens with little snow-white feet

그녀는 눈처럼 희고 작은 발로 버드나무 정원을 지났었죠.

She bid me to take love easy, as the leaves grow on the tree

그녀는 내게 나무에서 나뭇잎이 지라는 것처럼 느긋하게 사랑하라 했죠.

But I being young and foolish

하지만 그 때 나는 젊고 어리석어서

With her, I did not agree

그녀의 말을 곧이 듣지 않았습니다.


But I was young and foolish

그 때 나는 젊고 어리석었기에,

And now, I am full of tears. 

지금은 눈물이 가득합니다.


이 시의 배경이 되는 버드나무 정원은 아일랜드의 슬라이고(Sligo)의 근처 발리서 데어(Ballysadare)로 실제 하고 있는 장소이다. 이 곳은 그가 여인을 처음 만난 이상적인 장소로 기능적으로 쓰이고 있을 뿐 다른 배경 설명이 없다. 그곳이 아름다운 이유는 거기에 그녀가 있기 때문이다. 감정적으로 극적인 황홀함이 느껴지는 이상적인 순간을 시로 표현하는 낭만파로 볼 수 있겠다. 따라서, 그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자연 속의 연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첫 번째 스탠자 

 작가가 지정해 놓은 '버드나무 정원'이라는 작가가 정해놓은 프레임 안에 이 여성은 이름 없이 묘사된다.  이름이 없다는 것은 특정한 정체성을 가지지 않은 인물이며 화자가 부여한 정체성인 '내 사랑'으로 이 시 안에서 존재할 뿐이다. '그녀는 눈처럼 희고 작은 발'로 정원을 거니는 데, 순수성의 상징인 흰색과 어린아이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작은 발'로 자연적이고 순수한 자연을 거니는 모습으로 순수의 그 자체 혹은 여신이나 요정과도 같이 그녀를 이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첫 스탠자의 마지막에 화자는 현재 눈물을 흘린다. 그 말은 과거에 그녀를 만났고 현재는 그녀와 함께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때를 회상하며 아쉬워하는 것인데, 그때 그녀는 '느긋하게 살라고' 화자에게 말했다. 화자는 아마 느긋하지 못한 자신의 성미 때문에 그녀가 현재 자신과 같이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녀는 '언덕 위에 풀들이 자라듯'라는 말은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우린 그것을 받아들이며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예이츠의 청혼을 거절한 모드 곤은 시인은 시인의 삶이 있으며 자신은 자신의 삶을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임을, 그리고 자신의 거절에 좌절하지 말고 그저 느긋하게 살아가라고 하는 듯하다. 하지만 현재의 화자는 그녀가 거절한 이유는 '젊고 어리석었기' 때문이라고 일축한다. 그가 그때 더욱 현명했다면 그녀와 결혼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아마 그는 그런 생각에 빠져있는지도 모른다. 


두 번째 스탠자

'나무에서 나뭇잎이 자라는 것처럼' 살라는 그녀는 또다시 자연을 빗대어 그와 자신의 삶의 방향이 다름을 이야기하고 충고한다. 그녀가 원하는 '사랑'은 천천히 스며드는 것이고 나뭇잎이 자라듯 서서히 그러나 어느새 만개하듯 그렇게 관계를 이어가라고 하지만 그는 '동의하지 않았다(did not agree).' 그녀가 느끼기에 그녀의 마음이 어떤지 알아채려고 하기보다 그는 자신의 감정에만 젖어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 아닐까. 


 시에서 화자는 타인의 감정보단 자신의 감정이 우선이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일엔 언덕 위에 풀이 자라나는 시간과 나뭇잎이 나무에서 피어나는 시간이 있는 것인데 화자는 강렬한 감정에 이끌려 모든 것을 서둘러야 했음을 알 수 있다. 여유가 없던 그는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후회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에서 그리는 '젊음'이 여성과 남성에게 다르게 접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이 가진 젊음은 자연처럼 순수하고 순백과 같으며 화자에게 충고를 할 만큼 현명함을 뜻하는 젊음이지만, 남성인 화자의 젊음은 어리석고 미숙한 것이다. 


 화자가 묘사하는 버드나무 정원의 여성은 그가 사랑했던 과거의 연인이다.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때의 그 강렬한 감정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마음속에 남아있어서가 아닐까? 첫사랑이자 짝사랑이었던 그가 유독 아름답게 회상하는 이유는 미완결성 때문이리라. 만약 그가 그녀와 결혼해서 살아갔다면 당시의 그 떨림과 가열한 감정이 사그라져 이 시와 같지 않았으리라. 


 누군가와 썸을 탈 때는 그/그녀의 문자 하나에 신경 쓰이고 옷차림도 신경 쓰고 잘 보이기 위해 많은 수고를 하지만 사귀고 2~3년이 지나면 편해지면서 사랑이란 감정은 있지만 초기의 설렘은 많이 사그라든다. 해소되지 않은 설렘은 남고 그때 사랑이 잘 이뤄졌다면 어땟을까라는 이제는 갈 수 없는 가상 속의 현실은 그 이야기를 더욱 아름답게 변모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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