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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성 Apr 27. 2022

78. [생각] SNS를 지우면서...

내 리듬대로 살아가기.

 너무 많은 시간을 다른 사람들을 염탐하는데 쓰고 있다.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그들의 일상은 행복해 보이기도 하고 우울해 보이지만 자기 자신에게 적는 듯이 힘내라고 용기를 북돋기도 한다. 귀여운 말투나 무신경하게 줄줄이 어떤 선물과 지인들을 태그 하며 사회적 관계망을 보여주기도 한다. 


 상대방을 의식하고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꽤 공들인 사진들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SNS에서 보이는 것들은 노력하여 얻은 결과물보단 마치 자신이 대단한 특권을 큰 노력 없이 누려도 되는 사람인 척하는 가상의 사람들이다. 내가 어떤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에 대한 총합인 것이다. 행복한 순간과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필터를 씌워 올리고, 네가 일하는 동안 나는 여행을 왔다는 인상을 풍기기 위해 세상 가장 행복한 미소와 포즈들을 보이며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구도와 장소에서 복사하듯 찍어낸 사진들은 무의식 중에 나를 바라보게 한다. 


 나는 주기적으로 우울감이 찾아오는 사람이다. 꽤 오랫동안 이런 내가 잘못된 줄 알고 고치려는 시도를 많이 했다. 가족들은 고기를 안 먹는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에 혹은 제대로 된 성공을 아직 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니면 정신상태가 약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내게 한다. 난 그런 가족들에게 자랐기 때문에 내가 정말 그것들이 안되기 때문인 줄로 알았다. 난 남들과 다르면서도 같아지려고 노력했고 관심도 없는 남들이 매달리는 성공을 쫒기로 했다. 하지만 그것들은 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달려도 그 미지의 성공의 세계는 가까워 보이지 않았고 계속해서 나를 시험하는 무분별한 채찍질이 나를 지치게 만들 뿐이었다. 그러다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늦었지만 내 길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명상을 시작했고 책을 폈다. 그리고 나는 영국의 비가 많이 내리는 나라와 같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나는 스페인처럼 따뜻하고 온화한 기후의 사람처럼 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나는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다가도 정말 행복한 순간을 방금 막 보내다가도 삶의 의미가 모두 사라져 다리 난간 위에 서있는 사람의 심정이 되고 만다. 평소에는 행복한 친구들의 얼굴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보단 그들이 잘 살고 있음에 감사해했고 그들을 진심으로 축복한다. 하지만 마음에 비가 오는 날엔 부정적인 마음은 천둥벼락을 동반한 새까만 구름을 동반한다. 


 나는 오늘 SMS 계정을 비활성화했다. 먼 곳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이 어떻게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내 사진들을 모아놓을 수 있는 좋은 공간이다. 이곳의 이면을 잘 이해하고 있으나 그것들을 인식하면서 보고 있다고 해도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하고 있었다. 그들의 행복한 순간을 평가하고 내 기준에 맞춰 그들이 행복한지 아닌지 판단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준들은 내 삶 또한 각박하게 만든다. 노력해서 열심히 뭔가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죽을힘을 다해 하루를 알차게 살아야 했다. 성공한 사람들이 한다는 일들을 따라 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제대로 실천에 옮기지 못한 나를 탓한다. 별로 예쁘다고 생각하지 못한 장소가 다른 사람들이 찍어놓은 아름다운 사진과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내 생각은 이상하게 틀린 것이 되어 버린다. 


 나는 내 삶에 맞는 리듬과 속도로 살아가고 싶다. 그들의 삶의 복사본이 아닌 내 원본인 삶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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