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커피/재즈 디깅 vol.02

재즈킷사, 엘피, 재즈바 등

by Souve

1편 : 방문한 카페 편

https://brunch.co.kr/@letstalkabout/3

1편에 적은, 카페와 빵집(?)은 무작위로 다음과 같다. (노란색 하이라이트는 추천)

1. Sumida Coffee すみだ珈琲

2. Arise Coffee Roasters アライズ コーヒー ロースターズ

3. Sunday Zoo coffee & beans

4. Oshima Gyunyu Bakery 大島牛乳ベーカリー

5. Cafe ROSTRO

6. WAVY COFFEE ROASTERS SHIBUYA

7. Blue Bottle Coffee - Shibuya Cafe

8. 365 Days (365日)

9. Taiyaki Hiiragi ひいらぎ


내 돈으로 처음 산 CD는 2002년에 발매된 Nas의 The Lost Tape 였다. 중학생이었던 나는 19세 딱지가 붙은 CD를 살 수 없어 누나에게 부탁해야 했다. CD를 많이 사는 편은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류의 CD를 사러 매번 멀리 나갈수도 없었고, 누나 덕분에 일찍부터 아이팟을 써서 mp3로 빨리 넘어갔다.


mp3로 넘어간 후에도 음악에 대한 소유욕은 꽤 강했다. 허세와 지적 허영이기도 했다. 앨범커버와 트랙명을 꼼꼼히 정리하며 가득 쌓인 아이튠즈를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았다. 자연스레 피쳐링이나 프로듀서진의 음악도 찾아 듣고 모았다. 음악을 열심히 수집하듯이 들었다.


서른 즈음부터 LP도 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익숙한 힙합이나 R&B 장르의 LP를 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재즈 엘피만 사게 되었다. 재즈 LP를 사는 이유는, 재즈를 좋아하기도 하고, 재즈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일종의 문제집이나 학습지처럼 여기는 마음도 있다. 물론 나름의 더 근본적인 변도 있다.


음악은 전달 매체에 따라 변화해왔다. (내 대학원 졸업 논문 주제이기도 하다..ㅋㅋ) 기록 매체의 기술적 특성이 앨범의 구성이나 곡의 길이에 영향을 주었고 자연스레 작곡이나 편곡에도 영향을 주었다. LP의 수록 시간이 20-30분으로 짧아 앨범은 A, B면에 1곡에서 3-4곡씩 구성되었다. CD 시대에는 트랙 수가 더 늘어나며 앨범의 구성과 흐름에 따라 편곡도 달라졌다. 스트리밍 시대인 지금은 곡이 더 짧아졌다. 이제 더 이상 3-4분짜리 곡을 찾기 힘들다.

이런 기술적 특성에 따른 음악의 변화는 정치경제학적 변화를 불러오기도 했다. 공연 위주의 음악에서 LP 등의 매체로 전달이 가능해지며 음악을 향유하고 소비하는 관중이 바뀌게 되었고 이에 따라 음악의 장르나 구성 등이 바뀌기도 했다. (더 자세한 얘기는 추후에)


그렇기에 스탠다드 재즈를 더 잘 이해하고 듣기 위해선 LP를 빼놓을 수 없다 생각한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재즈 LP 만 모으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재즈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음악, 매체, 재즈 등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더 하기로 하고 서론이 길었는데, 이번에 도쿄에서 다녀온 LP샵과 재즈킷사는 다음과 같다.

(역시나 1편에서 말했듯이 비 때문에 그리 많지는 않다. 더구나 재즈킷사나 엘피는 한 번 가면 정신을 잠깐 잃고 시간을 보내기 일수라 리스트가 더 적다.)



1. Eagle Yotsuya いーぐる

위치 : https://maps.app.goo.gl/DAJQ5ua4cdB6mmjU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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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겸 방문 이유]

재즈 평론가, 작가인 고토 마사히로에 의해 설립된, 아마도 도쿄에서 가장 유명한 재즈킷사. 오후 6시까지는 대화가 금지되는 전통적인 킷사 형태라 재즈 음악에 집중하기 좋고, 식사도 가능해서 오래 있기에도 좋다.


[후기]

마스터도 워낙 유명한 분이고, 레코드 셀렉션이나 장비 등도 너무 좋은데 아주 주관적으로는 이상하게 갈 때마다 조금 실망스러웠다. 나는 일단 식사를 다른 데서 하고 와서인지 음식 냄새나는 것도 그리 좋지 않고, 특히나 이번에 갔을 때는 정말 더웠다. 비 온 뒤의 폭염이라 정말 습하고 찝찝했는데 에어컨도 충분히 틀어주지 않아서 금방 나왔다. 견디기 힘들었다.



2. ハルズレコード(Hal's Record)

위치 : https://maps.app.goo.gl/fd3EcAWpgXQeHz5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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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겸 방문 이유]

신주쿠 역 인근 (니시신주쿠)에 위치한 재즈 전문 LP 샵. 가게는 작지만 굉장히 컬렉션이 좋고, 특히나 매번 갈 때마다 주인 이케다 상의 음악 셀렉이 좋았다. 70년대 프리 재즈 섹션이 굉장히 많고, 저렴한 가격에 좋은 LP를 사기 좋다.


[후기]

도쿄에서 가장 좋아하는 LP샵으로, 뉴욕에 있을 때 자주 가던 Jazz Records Center 의 축소된 도쿄 버전 같은 느낌. 원하는 LP를 사기 좋은 곳이라기보다 프리(?)하게 가서 디깅하고, 새로운 LP를 찾기 좋다. 가격대도 합리적이고 (모두에게 그런 거 같지만) 매번 조금씩 할인도 해줘서 괜히 더 기분이 좋다.



3. Disk Union Shibuya Jazz Rare Groove CD Record Store

위치 : https://maps.app.goo.gl/VCynoku7WWdcq1E16

(사진 못 찾음)


[소개 겸 방문 이유]

일본 최대 음반사의 시부야점. 재즈, 소울, 레게 등의 레어 그루브 전문 플로어가 따로 있어 컬렉션이 굉장히 다채롭게 좋고, 희귀한 프레싱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후기]

당연히 큰 곳이라 정리도 깔끔하게 잘 되어 있고, 원하는 LP를 사러 가기 좋다. 가격대는 조금 있는 편. Cecil Payne 의 앨범을 사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이번에는 없었다. 사고 싶었던 LP는 Cecil Payne의 Girl, You Got a Home이 있던 Zodiac.

https://open.spotify.com/track/1wWhc0vtb9BYK4UuT7FZaS?si=8c69b35d41324d5d



4. HMV record shop Shibuya

위치 : https://maps.app.goo.gl/Rvvwa7ubNDmw3Dm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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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겸 방문이유]

역시나 도쿄의 유명 레코드샵이며 중고 아날로그 LP와 CD가 정말 많은 곳. 여러 매체에 실리기도 했다. 특히 2층에 따로 재즈, 소울, 펑크, R&B 등을 모아놨기 때문에 좋은 LP들을 찾기 쉽다. 단점으로는 희귀한 앨범이 많고 갈 때마다 잔고나 가슴이나 둘 중에 하나가 꼭 아프다.


[후기]

시부야에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접근성도 좋고 갈 때마다 좋은 LP를 사오기가 쉽다. 내가 원했던 Cecil Payne 의 앨범이 있었으나 초판본인지 38,500엔 (한화로 약 35만원 정도?)여서 굉장한 고민을 하다 포기했다. (가슴이 아팠다.) 도쿄에서 시간이 별로 없고, 딱 한군데만 후딱 갔다와야 한다면 Hal's Records 랑 여기 중에서 고민할 것 같다.



5. JAZZ COFFEE INCUS

위치 : https://maps.app.goo.gl/55bxjPFWEtPUt2qe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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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겸 방문 이유]

오픈한지 얼마 안 된 곳이지만 이미 좋은 재즈킷사로 소문이 많이 나고 있다. Hal's Records 의 이케다 상한테 추천을 받기도 했다. 마스터는 사이폰 커피의 대가이기도 해서 맛있는 커피와 함께 안락한 1인 소파에서 Mcintosh, JBL 등의 고품질 스테레오 시스템을 즐기기 좋다.


[후기]

Big Boy 를 가려고 했으나 문을 닫았기에 큰 기대 없이 가봤는데 너무 좋았다. 재방문 의사가 1000% 있다. 굉장히 작은 공간, 어두운 조명과 블랙 인테리어, JBL 빈티지 혼스피커, 마스터가 내린 훌륭한 사이폰 커피까지 완벽한 분위기였다. 하루종일 있고 싶었다.

(치즈케익에 아이스크림 추가해서 시켰는데 이건 적당히 아는 맛 - 나쁘지 않지만 다음에는 안 시킬듯)


6. 기타 진보쵸 인근의 엘피샵들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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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서적, 중고LP 등으로 유명한 진보초 인근의 가게들을 한 3-4군데 돌아다녀봤다. 전혀 방문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 가격이 특별히 더 싸지도 않고, 특히 Donato? 여기는 정말 불친절해서 의아하기까지 했다 ㅋㅋㅋ..



원래 시부야 인근에서 가장 좋아하던 곳이었던 Face Records 는 Temporarily closed 라고 되어 있어서 너무 아쉬웠다. 지점을 옮긴 것인지 모르겠으나 여기 희귀한 앨범도 많고 좋았는데 아쉽다.

(작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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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술을 별로 안 좋아해서 재즈바를 자주 가진 않지만, 그래도 1, 2번 정도는 갔었는데 이번에는 비바람과 폭염에 지쳐 자느라 바빠 한 군데도 안 갔다.


1. Dug Jazz Cafe & Bar ジャズ喫茶&バー「DUG」

2. The Room

3. Jazz Inn Uncle Tom ジャズ イン アンクルトム

4. Spincoaster Music Bar


다음에 가봐야지. 끝

(네이버 블로그에도 포스팅 - https://blog.naver.com/letstalkabout_blog/223954917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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