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엄마와 티키타카 중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대화를 하면 신기했다.
나는 A를 바라고 말하는데, 엄마는 B를 얘기했다. 누구보다 제일 나를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제일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내 선택에 어떤 것은 굉장히 동의를 하면서도 어떤 것에서는 제일 이상해하는 것도 엄마였다.
그래서 어떨 때는 나와 대화하는 것 같았고, 어떨 때는 가장 강력한 벽을 보고 대화하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엄마와 내가 혈액형이 달라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을 했다. 조금씩 자라면서 살아온 시간이 달라서 서로 원하는 것이 다르기에 그렇다고 생각했고, 이제는 Mbti라는 하나의 도구를 통해서 이해한다. 그저 사고하는 방향이 다를 뿐이라고.
나는 공감과 응원을 바랐지만, 엄마는 그것 대신 다른 것을 건넸다는 것을.
조언과 조언, 그리고 또 조언을 건넸으니까.
엄마, 나는 어떤 딸이야?
알고 있음에도 그런 날이 있다.
유난히 감성에 젖어 괜히 물어보고 싶어지는 날.
그런데, 돌아오는 답을 긍정적으로만 생각했던 걸까, 생각하지도 못한 답이 돌아와서 같은 말만 계속 반복하다가 끝나버렸다.
결국 어떤 딸인지 듣지는 못했지만, 다만 한 가지는 더 확실하게 알게 됐다. 당장 쓸 것을 찾느라 이것저것 주위에 늘어놓는 게 편한 나와 달리, 엄마는 주위에 하나라도 뭐가 있으면 스트레스받는다는 걸.
그런데 엄마, 엄마 방 의자도 옷걸이던데..?
확실한 건 엄마와 딸은 닮아있다는 거.
둘 다 계획적이지는 않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