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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딸 시점으로 시작된 엄마 이야기

기록이 중요한 이유

by 유하













툰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계속 망설여졌던 이유는, 그리고 싶은 주제를 찾는 것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꾸준하게 그리고 싶을 만큼 나를 대변하는 캐릭터를 그리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어떤 캐릭터로, 어떤 이야기를, 어떤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했지만 '완벽성'을 추구하면서 멀어졌던 것들이 컸다.


다음에 해야지, 지금은 아닌 것 같아. 조금 더 내가 주제가 확실해지면, 캐릭터가 정해지면, 그때는 조금 더, 조금 더, 조금 더...


캐릭터의 이름이 ‘조금 더‘인 것처럼, 늘 '조금 더'를 외쳤다.


그렇게 흘러가던 숫자가 2025가 되면서 나는 내 캐릭터를 만들었고,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기 시작했다.



..

지금 이렇게 그림을 그리면서 생각하면, 신기하고 웃기기도 했다. 내가 툰을 그리고 있다니..!


정말 구체적인 주제가 아니면 시작하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지극히도 평범한 일상을 소재로 담았고, 그 소재 중에서도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쩌면 너무 평범하지만, 그렇기에 더 특별한 우리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 이야기의 소재들은, 이럴 의도로 썼던 것은 아니었던 다이어리에서 발견했다.



..

전지적 딸의 시점, 이라고 2년 전부터 오로지 엄마와의 이야기로만 4-5줄을 남겼던 다이어리였다. 매일매일 쓴 것도 아니고 정말 쓰고 싶은 날만 썼지만 딱 하나, "엄마"에게만 초점을 맞췄던 그 기록들이 지금의 소재가 되었다.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의 순간도, 웃겼던 이야기도, 마음이 뭉클해지고 찡했던 이야기들도 하나하나 담아놓은 그 다이어리를 다시 읽게 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다이어리를 계속 써야겠다.
꼭 툰으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엄마와의 이야기를 계속 기록해야겠다.



시간이 지나도 이 기록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잡아주는 따뜻한 손이 되어줄 테니까. 그러니 그 순간순간들을 짧게라도 담아놔야지.





사소한 순간이 행복이 되는 순간

@yuha.t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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