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여행 가셨는데, 우리가 바빠졌다..
부모님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아빠가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떠났다.
엄마가 혼자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그때 가장 바빠지는 건 나와 동생이었다.
우리는 비행기 예약부터 숙소, 필요하다면 차 렌트,
맛집과 카페, 그리고 조금 더 빠른 거리로 갈 수 있는
동선까지..
머리를 맞대고 검색을 하고 또 검색을 했다.
우리가 아니면, 다닐 수 없냐며 투덜투덜거리고
가끔은 우리가 봐도 얄미울 정도로 짜증 내기도 했다.
그럼 엄마 아빠는 미안한 얼굴로 이야기하다가
해주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나중에는 불만 섞인 짜증을 내시며 뭐라도 찾아보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안쓰러워서 또 미안해지고 울컥하기도 했다.
그래서 다시 또 검색하고 검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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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시대,라고 한다.
쏟아지는 정보들은 이제는 굳이 컴퓨터 앞에 앉지 않아도 핸드폰 하나로 해결이 된다.
챗 GPT만 잘 사용하더라도 많은 정보들이 한눈에 정리가 될 정도로 발전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손쉽게 사용하는 것들을,
부모님은 쉽게 사용하지 못하셨다.
그런 모습이 답답하고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왜 이 쉬운 걸 딱딱 못 하는 거야?
투덜거리면서도 우리의 어렸을 때를 생각하지는 못했다.
하나하나 쉽게 찾을 수 있을 때까지,
도와줬던 순간들은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한 번에 못 한다며 한숨을 쉬고 대신 가져와서 하면서 꼭 한 마디씩 걱정을 쏟아냈다.
도대체 우리 없으면 어떡할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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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바라게 된다.
우리가 찾은 그곳이 너무 좋았다고,
또 가고 싶다고.
그렇게 계속 다닐 수 있는 여유와 즐거움이 계속 머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