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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무섭게 전화하면 안 되는 이유

당연함보다 우선되는 마음

by 유하 Mar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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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이 있어서 조금 늦은 시간,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중이었다. 톡으로 버스를 탔다고 연락하고 핸드폰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공공장소에서 전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버스 안에 사람이 적든 많든 통화를 하게 될 일이 있어도 목소리를 최대한 작게 하는 편이었다. 대부분은 버스 안이기에 전화를 거절하는데, 늦은 시간 갑자기 걸려온 엄마의 전화는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급하게 들려온 어디야-라는 엄마의 말은 아주 빠르게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무슨 일이 생겼나?라는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아주 빠르게 가슴이 불안함과 맞물리며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아니, 쿵이랑 같이 마중 나가려고."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 불안감이 확 빠져나갔지만, 그럼에도 쿵쾅 뛰는 박동 소리는 남아있었다. 다행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욱- 하고 불편한 감정이 차고 올라왔지만, 마중이라는 단어가 모든 불편함을 빠르게 상쇄시켰다.


..


어떤 익숙함은, 늘 그래왔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있다.


학교 다닐 때 아빠가 거의 매일을 데려다주고 데리고 왔던 시간, 성인이 되고서도 혹시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가게 되면 전화를 하거나, 버스 정류장이나 골목 앞으로 데리러 나왔던 일. 도시락을 챙겨주는 것도, 갖고 싶다고 하면 사주는 것도, 용돈을 주는 것도.


당연한 건 없는데 늘 당연하다고 생각했기에 어쩌다 그렇지 않을 때는 서운함이 몰려오기도 했다.


부모님과의 시간은 생각해 보면 늘 그랬다. 모든 것의 전제는 '당연함'이 대부분이었으니까.


당연히 해줘야지, 엄마 아빠잖아.

하지만 그 안에 당연함이 우선이 아닌, 사랑이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그럼에도 너무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가깝기에 더 날 선 말을 가볍게 꺼내버리기는 하지만, 다시 또 다짐해 본다. 감사하게 여기자고.




하지만, 어쨌든...

결론은 아슬아슬하게 걸린 엄마의 취침시간을 이겼다는 것. 쿵이와 사이좋게 마중 나온 엄마와 함께 나온 아빠까지. 그날의 집 가는 길은 마음이 따뜻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봄이 왔다는 것을 알려준 목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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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순간들이 행복이 되는 순간

@yuha.t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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