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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대단한 O솜씨

취미를 가져야 하는 이유

by 유하 Mar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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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엄마는 늘 바빴다. 소풍 때도 엄마가 싸준 김밥보다 김밥 집에서 사서 가져갔던 김밥이 더 많아서 어렸을 때 가장 싫었던 음식이 김밥이었을 정도였다. 그 기억 때문인지, 지금도 한 번씩 엄마의 김밥을 먹고 싶다고 이야기할 만큼, 기억 속에 엄마는 늘 바빴고 피곤해 보였다.


그렇게 바빴던 엄마가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취미를 한 가지씩 시작했는데, 그 시작은 볼링이었다. 중간중간 무언가 있었던 것 같긴 한데 기억이 흐릿한 걸 보면 볼링만큼 기억에 남은 건 없는 것 같다.


볼링공에 맞아 핀들이 쓰러지면서 나는 시끄러우면서도 시원한 소리가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는 느낌이라고 엄마는 종종 말했다. 그 시원함 때문에 계속하고 싶어 했지만 이사를 가면서 볼링장이 멀어진 것도 있지만, 그곳이 없어지면서 멈추게 됐다. 그렇게 취미가 의도하지 않게 사라져 버리면서 엄마는 혼자 있는 그 조용한 순간들이 어느 순간부터 싫다고 했다.


그러다 만나게 된 것이 바로 라인댄스였다. 동사무소에서 진행하다 보니 등록을 위한 치열한 경쟁 탓에 처음에는 등록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이제는 주 2회를  꼬박꼬박 다니고 있다. 최근에는 등록하는 날인데 너무 늦게 가서 등록을 못할뻔했지만 다행히 하게 됐다고 웃으면서 얘기할 정도로 밝아진 엄마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라인댄스를 할 때마다 매일 즐거워한 건 아니었다. 동작을 따라가지 못해서 멈칫하고 서 있을 때가 제법 있다고 한숨을 쉬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잠시, 영상을 보면서  연습으로 활활 불태웠지만.  



..

그런 엄마를 보면서 나에게 맞는 취미가 한 가지라도 있으면 삶이 달라질 수 있구나-라는 걸 느껴서, 나에게 꼭 맞는 취미를 찾고 싶었다. 그렇게 나도 미술이라는 취미를 찾게 돼서 일주일에 1번은 화실을 다녀오고 있지만, 엄마는 종종 나에게 자신의 춤을 보여주며 같이 하자고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지만, 엄마의 춤을 보고 나면 배워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서(엄마 미안..) 드라마를 좋아하는 아빠에게 같이 하자고 권유하는 건 어떤지 말하고 싶지만 차마 아빠가 춤을 추는 장면은  상상이 안 돼서  입을 꾹 다물고는 있다.


그래도, 라인댄스 말고 이제는 볼링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엄마의 말에 그건 같이 하고 싶다고 전했다. 볼링 외에도 같이 할 수 있든 같이 할 수 없든, 엄마만의 시간이 잘 채워졌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볼링은 언제 시작하려나..




  


사소한 순간들이 행복이 되는 순간

@yuha.toon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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