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벽에 쓰는 편지 Oct 11. 2022

꾸며진 것을 주고받는 일상

랜선으로 맺어진 관계 속 불안함

거짓과 위선들로 점철된 곳에서 한 줄기 다정함과 영원을 다짐하는 약속의 말을 듣는다는 것.


한 줄기 다정함은 지속되어 결국 뚝 뚝 젖어가는 마음을 따스하게 말려주고, 영원을 기약하는 언사는 그대와의 관계를 이어갈, 또는 하루를 버텨낼 수 있는 무언가를 건네니까.


그래서 그대들을 떠날 수 없는 거예요. 나의 다정함은 그대들을 붙잡는 무언가와도 같아요. 그래서 그대가 무겁지만 다정하다는 것이 저와 어울린다고 말했을지도 모르죠. 그대와 저를 잇는 단단한 약속과 언사들이 사실은 실만큼 얇다는 것을 알아요. 허나 그것들이 무엇보다 약하다는 것은 그대와 내가 알지만, 동시에 묵인하는 무엇이잖아요.
그렇기에 나는 그대에게 다정함 어린 걱정을 건네고, 그대의 밤이 안온하길 빌며, 그대의 하루에 잠시라도 제가 살길 바라요. 그래야 나 아닌 또 다른 제가 어딘가에서라도 살 수 있으니까, 원래 그곳이 제가 있을 곳인 것처럼 몸을 뉘일 수 있으니까요.


다정한 말을 매일 주고받을 곳은 그곳뿐이라는 걸, 그대와 내가 알기에 가감 없이 나는 나의 다정함을 던져요. 그대와 내가 이어질 수 있도록. 돌아올 그대의 다정함에 내가 파묻힐 수 있도록.

작가의 이전글 드라이플라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