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몸 새벽글

평온의 재료

새벽 글

by 지영훈

오랫동안 아침 산책을 하는 나는 그 이유를 평온과 몸의 활력이라고 생각한다. 한 참을 걷다 보면 무엇이든지 다 지나가는 시간성 속에 있다는 것과 어느덧 샘솟는듯한 신선한 생각이 올라오니 그 맛을 잊지 못하는 것 같다. 하루를 살 충분한 평온을 누리고 활력을 찾는다.


물고기들의 움직임을 강가를 걸으며 볼라치면 멈추고 멈추며 걸으며 그들의 뻐금거리는 입모양과 휘잡아 돌아 물속으로 들어가는 역동. 무리를 지어 한 방향으로 가는 동향들을 돌려면 신기하고 멋지다. 꽃들이 핀 속에서 작은 꼬리를 학의 날개뼈처럼 위로 세우고 어느 나뭇잎에서 앉아 동상처럼 움직이지 않는 고요함 그러다가 한 순간 꼬리만 보이도록 휙 하고 풀잎들 사이로 쏜살같이 들어가 버리는 도마뱀, 멀리서 걷는 나를 응시하며 옆걸음질 치듯 가다 가만히 빤히 날 응시하는 너무도 사랑스러운 어린 길고양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날아 가지에서 가지로 옮기다가 당에 내려 통통거리며 뛰듯 걷다가 다시 하늘로 그렇듯 비상해 가는 새들, 색색의 꽃무리 등등!


그런 골목길과 강가와 나무들과 꽃들이 가꾸어져 있는 정원과 엄마뒤에 매달리듯 업혀 앉아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가족을 보노라면 난 어느새 평온한 세계에 사는 나를 발견한다. 이렇게 만나는 자연은 하늘의 땅에 놓인 삶의 배꼭함을 다 열어주는 듯한 하늘의 빔으로 이른 아침 동트는 해의 붉음으로 물들고 지는 해와 달의 빛깔로 번지는 자연이다. 나의 평온의 재료는 이 자연이고 길에 나가 만나는 나의 걸음과 머묾과 사색은 그 재료로 만드는 그날의 살도록 나를 봉양할 음식이다.


이 음식을 먹으면 난 그날 하루의 자유인이 된다.


평온의 재료는 자연이고 자유의 재료는 평온이다.

평온을 먹은 몸으로 발돋움하여 날개를 펴는 것이다. 하루를 자유롭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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