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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태완 May 08. 2021

어버이날

5월 8일

평소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못난 아들놈에게 어버이날이란, 효도를 하는 데에 있어 정말이지 구실 좋은 핑계가 되어준다. 별다른 이유를 애써 만들어내지 않더라도, 부모님의 주름진 얼굴에 귀한 웃음 활짝 피게끔 해드릴  있는 날이니까. 물론 내가 조금만  좋은 사람이었다면, 굳이 이런 날을 핑계 삼지 않고서도 매사에 당연한  착하고 살가운 막내아들 노릇을   있었을 테지만.


매년 어버이날이면 그래왔듯, 오늘도 별 볼일 없는 그림을 그려 넣은 봉투에 그리 많지 않은 액수의 용돈을 담아드렸다. 엄마와 아빠를 생각하며 쓴 시 한 편과 함께. 내 힘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뒤로 챙겨드리기 시작한 용돈. 부디 앞으로도 내가 지치지 않고 내 힘으로 돈을 벌어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해줄 수 있게 되기를. 그들이 나에게 아주 가끔 무언가를 바랄 때, 고개 숙이고 도망치게 되는 일 따위가 절대로 일어나지 않기를.


늘 아껴주시고

이 헤픈 마음가짐조차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 아빠,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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