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을 감히 맞잡는 일은
선선한 날의 오후에는 당신을 끈덕지게 졸라서
동네 산책 한번 나가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내 쑥스러운 손금을 힘껏 움켜쥔 채
그 여린 살결로 바람을 느끼며
한 걸음걸음을 내딛는 아주 평범한 일이
나를 가장 빛나는 시절로 데려다주는 일이었음을
나는 알고 당신은 모르는 순간 하나가
문득,
당신이 무심코 지어 보이는 천진난만한 웃음 하나가
감히,
봄이 환상처럼 드리운 이 세계에
나 하나 기꺼이 호흡할 수 있게끔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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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오후의 산책>, 하태완
2020. 5. 2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