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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태완 Jul 22. 2020

끼니

한 그릇의 사랑


내가 당신께 줄 수 있는 거라곤
고작 한 그릇의 사랑뿐이지만
나 매 끼니 잊지 않고 그 마음 챙기겠습니다

당신 주린 마음 커다랗게 불러올 때까지
나는 언제고 고슬거리는 사랑 따뜻하게 지어다
그 고될 앞길에 저녁볕처럼 고요히 차려두겠습니다

그러니 당신은 일말의 걱정도 품지 말고
한 숟갈 한 숟갈 아득한 내 여생을
남김없이 퍼다가 모두 당신의 삶 하십시오

나는 그저 머리칼처럼 당신의 일부로 살다가
언젠간 쓸모를 잃어 희뿌연 김처럼 사라진대도
아무렴 좋아 죽을 것입니다

<끼니>, 하태완

2020. 7. 2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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