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아쉬운 휴일
이틀의 짧은 휴가가 끝났다.
이틀 동안 나름 푹 쉬었다고 생각했는데, 출근하는 다음 날이 이렇게나 싫을 줄이야..!
오늘은 분명 쉬는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셨고, 만족스러운 점심 식사를 하고,
미뤄놨던 넷플릭스의 시리즈도 볼 만큼 충분히 여유로움을 즐겼다.
그러나 지금, 이 저녁의 공기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내일은 다시 회사다.
알람을 다시 맞춰놓는다.
늦잠이라는 자유를 허락받았던 시간은 끝났다.
씻고, 면도를 하고, 셔츠를 입고,
다시 업무에 나 자신이 잠식되는 아침이 시작된다.
‘쉬었으니까 괜찮겠지.’
누군가에게는 이 말이 위로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조용한 압박처럼 느껴진다.
쉬었으니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조용하고 무거운 책임감.
혹시 몰라 열어본 업무용 메일에는 역시나 잔뜩 새 메일이 쌓여있다.
현관 앞에 놓인 가방을 다시 정리한다.
핸드폰 충전기, 신분증, 업무 스케줄이 담긴 노트.
그 속에는 오늘 하루 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일하는 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문득 커튼 사이로 스미는 가로등 불빛이 아련하다.
‘지금 이 순간이 오늘의 마지막 자유일까’
그 생각에 괜히 마음이 조급해진다.
나는 지금, 어쩌면 쉬고 있지만,
정말 쉬고 있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내일은 다시 사회생활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를 꾸며야 하는 날.
오늘 밤만큼은 그냥 나로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