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기분이 내 하루의 온도를 정하지 않도록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능력 있고 책임감 있는 상사를 만나는 건 행운이다.
그런데 그 상사가 ‘기분파’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루는 유쾌하고 팀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리더 같다가도,
다음 날은 사소한 일에도 표정이 굳어지고 말 한마디에도 긴장이 흐른다.
일의 결과보다 ‘그날의 기분’이 우선이 되는 상사 밑에서는 팀원들은 언제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나도 그런 상사 밑에서 일한 적이 있다.
성과중심의 리더십은 분명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그 사람의 감정 기복은 팀의 에너지를 잠식시켰다.
회의 한 번, 보고서 한 줄, 인사 한마디에도
‘오늘은 괜찮을까?’라는 눈치가 따라붙었다.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그 상사의 기분을 살피려 애쓰는 건 헛된 일이라는 걸.
타인의 감정은 타인의 영역이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상사의 기분’을 맞추는 대신 ‘나의 기준’을 지키기로.
그의 기분이 좋든 나쁘든, 나는 내가 할 일을 꾸준히 해나갔다.
말투는 일정하게, 보고는 간결하게, 반응은 안정적으로.
그러자 신기하게도, 그 상사의 감정적인 행동에 덜 휘둘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그 사람의 얼굴색이 내 하루의 온도를 정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일은 조금 더 견딜 만해졌다.
기분파 상사와 현명하게 지내는 법은
‘기분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상대의 감정이 아니라,
내가 지켜야 할 원칙에 집중하는 것.
그게 나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