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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자질

훌륭한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란

by 서랍 안의 월요일

오늘,

나는 나의 ‘업무 영역’이라는 것이 무색해지는 하루를 보냈다.


우리 팀에는 각자 맡은 고유 업무가 있다.
이건 단순한 역할 분담이 아니라, 팀이 효율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오랜 시간 다듬어진 ‘업무 구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 팀장은 그 경계를 넘나드는 지시를 내렸다.
마치 축구 경기에서 수비수에게
“오늘은 골도 넣고, 미드필드도 보고, 골키퍼도 해”
라고 말하는 듯했다.


물론, 나는 팀장이 시킨 일을 거절할 수 없었다.

나도 우리 팀에 대한 애정이 있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었다.
어찌 됐든 맡겨진 과업은 끝까지 했다.
결과적으로는 완수했지만, 그 과정에서 느껴진 감정은 씁쓸했다.
내가 가진 전문성과 에너지가 제대로 쓰이지 못한 채, 이곳저곳에 흩뿌려진 느낌이었다.


리더의 ‘무분별한 지시’가 불러오는 문제

팀장이 업무 경계를 무시하고 지시하는 순간, 팀원들은 혼란에 빠진다.
내가 하는 일이 진짜 중요한 건지, 이 일이 내 책임 범위 안에 있는 건지
명확하지 않아 진다.

결국 책임 소재도 흐려지고, 업무 효율성은 떨어진다.
무엇보다 팀원들의 ‘전문성 존중’이 무너진다.
이는 장기적으로 팀의 사기를 갉아먹는다.


좋은 리더는 경계를 ‘허무는’ 사람이 아니라 ‘조율하는’ 사람

경계를 허무는 건 리더의 자유가 아니다.
오히려 리더는 경계를 조율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팀원 개개인의 역할을 존중하면서도
필요할 때 부드럽게 조율해
팀 전체의 시너지를 만드는 것,
그게 리더십의 핵심이다.


오늘 일을 겪으며,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리더의 자질은
위기 상황에서 팀원을 얼마나 부려먹느냐가 아니라,
팀원의 전문성을 얼마나 살려주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경계를 무시한 지시보다
경계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대화가
팀을 훨씬 더 멀리 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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