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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셜L Jan 28. 2021

생활은 여유롭게-일은 치열하게!

액셀러레이팅 회사의 신입사원, 그 색다른 일상

무채색의 정장, 이름보다 많이 불리는 직위, 사람이 가득 찬 지하철에 몸을 밀어 넣는 출근길.

'직장인'이 된다는 것은 이런 환경들에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나는 조금은 색다른 직장인이 되었다.




| 내 이름은 'Maggie'

액셀러레이팅 회사의 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게 기여하는 하나의 장치로, 이 회사는 영어 이름을 사용한다. 태어나면서 부모님에 의해 정해지는 본명 외에도 내가 원하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어떤 예쁜 이름으로 지을까 너무나도 고민이 됐다! '멜리사, 프란시스, 안젤리나….'

하지만 내가 택한 이름은 '매기'였다. 취미로 키우는 관상어 중 가장 아끼는 어종이자, 타 어종에 비해 생존력이 월등하게 강한 메기을 닮아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빳빳하고 두꺼운 나의 명함에 쓰인 'Maggie'라는 이름은 볼 때마다 뿌듯하다.



| 직원들이 손꼽는 큰 복지, 만수=행복


우리 사무실엔 새침데기 고양이 '만수'가 상주해있다! 유난히 힘든 날, 인상을 찌푸리고 일하다 보면 어느새 만수가 곁에 와있는데 그러면 "누나가 만수 때문에 산다!"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또한 반려동물이 있다면 언제든 회사에 데리고 올 수 있다. 반려동물을 집에 홀로 둘 생각에 유난히 발걸음이 무거운 날엔 별도의 절차 없이, 이동장을 챙겨 함께 출근하면 된다.




| Style 보존의 법칙


최종 합격 후, 출근 날짜를 받은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오피스룩'을 구입하는 것이었다. 구인공고에서도 자율복장임을 공지받았지만, 말뿐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자율복장이라고 해봤자 비즈니스 캐주얼이겠지!


없는 돈을 탈탈 털어 나의 어설픔을 감춰줄 옷들을 잔뜩 구입했다. 거울 속 낯선 모습이 원래 내 모습이었던 냥, 구두 때문에 아픈 발엔 밴드를 붙이고 첫 출근길을 나섰다. 그렇게 도착한 회사는 편하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맨투맨을 입은 사람, 개성을 살려 스타일리시하게 옷 입은 사람 등 '진짜 자율복장'이 자연스러웠다. 어디선가 주워 들었던 '그래도 입사하고 며칠은 정장을 입어야 한다.'는 말에 속아 불편하고 낯선 옷을 입고 꿋꿋이 출근하기도 며칠, "매기, 그 옷 안 불편해요? 정말 편하게 입어도 돼요." 하는 진심 어린 걱정에 와르르 무너진 나는 결국 원래 입던 옷들을 꺼내 입었다.


"회사 가는 데 그게 뭐니?" 하고 난처해하는 부모님 말씀을 뒤로하고 출근하면 회사에선 "Maggie, 오늘 예쁘게 입었네요!" 하는 칭찬이 돌아온다. 좋아하는 옷을 입고 기분좋게 나서는 출근길, 발걸음이 가볍다.




| 오전 1시간의 여유를 마음껏 누리세요.


부모님이 출근하실 즈음, 시작되는 하루. 나는 10시에 출근한다. 

잠이 많은 사람은 1시간 더 잘 수 있고 운동이 필요한 사람은 아침시간을 활용하여 조깅, 수영 등을 할 수 있다. 나는 시간에 쫓기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편이라, 7시30분쯤 일어나 천천히 출근준비와 식사를 마치고 9시에 집을 나선다. 

이전에 일했던 곳은 다른 회사들과 동일하게 출근시간이 9시로 정해져 있었는데, 출근길부터 사람들에 치이며 하루에 쓸 힘을 다 뺐다. 그래서인지 규칙적으로 생활해도 항상 몸이 뻐근하고 피곤한 느낌이었다. 

이 곳에 입사하여 출근시간이 1시간 미뤄졌을 뿐인데 가뿐한 몸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듣는 것만으로도 여유와 낭만이 느껴지는 우리 회사의 문화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다. 그렇다면 이 액셀러레이팅 회사에 신입이 입사하여 겪는 고충은 없을까? 다음 글에서 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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