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인 조직문화와의 synergy
여기는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이다. 그러나 우리 회사에서는 서로를 영어이름(Nickname)으로 부른다.
사람이 태어나서 이름을 지을 때- 누군가는 큰 금액을 주고 귀한 이름을 받아왔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좋은 뜻이 담긴 이름을 고르고 골라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회사는 왜 멀쩡한 실명을 놔두고 Nickname을 사용할까?
'영어이름을 사용하는 회사'에 다니는 직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 내가 지은 진짜 '내 이름'
회사 내에서 사용할 Nickname은 스스로가 짓는다. 어쩌면 내가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지어졌던, 타인에 의해 정해졌던 이름이 아닌, 가장 '나'다운 이름을 가질 수 있다. 당연히 실명과 동일하게 이름을 설정할 수도 있으며 아무도 이름을 짓는 것에 간섭하거나 명령하지 않는다.
이렇게 지어진 Nickname은 명함 상에서도 실명보다 앞에 놓여진다. 회사 내에서 실명 대신 Nickname으로 불리는 것은 당연, 협력업체에게도 나는 김 아무개가 아닌 Maggie로 소개되는 것이다.
|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장치
회사에서 영어이름(Nickname)을 사용하는 취지에 따라 그 이점은 다양할 것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에서는 국외 협력업체에서 부르기 쉬운 이름이 경쟁력이 될 수도 있고 다국적 기업에서는 본사-자회사 간의 업무 편의성이 증가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회사에서는 수평적이고 효율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에 기여하는 장치로써, 이 Nickname 사용 제도를 도입하였다. 그래서 업무 진행상의 상급자와 선임에게도 '대표님', '팀장님'과 같은 호칭을 쓰지 않는다. 심지어는 '님'을 붙이는 것도 금기시되어 대표님에게도 다른 직원과 마찬가지로 'Roy'라고 부른다.
나에겐 입사할 적부터 가졌던 로망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연차가 많이 쌓여서 프로페셔널(?)한 사람이 되었을 때, 협력업체나 신입사원에게 나를 편하고 친하게 대해 달라는 의미에서 "Just call me, Maggie!"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Maggie는 Margaret의 애칭이다.)
너무나도 유치한 로망이지만...! 수평적인 조직문화 안에서 내가 얼마나 행복함을 느꼈고 그 문화를 지켜나가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아닐까 싶다.
| 부캐를 만들다 : ISFJ가 ESFJ가 되는 법
입사함과 동시에 Nickname이 생긴다는 것은 기존의 '나'에 대한 시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MBTI를 아시는가? 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 사람의 성격의 16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하는 자기보고식 성격유형지표이다. 4자리로 구성되는 성격유형 중, 첫 번째 알파벳인 I or E는 심리적 에너지와 관심의 방향이 자신의 내부(Introversion)와 외부(Extraversion) 중 주로 어느 쪽으로 향하느냐를 나타낸다. 그래서 ISFJ와 같이 I로 시작하는 성격유형은 내형적인 사람으로 지칭된다.
나 역시 사람들과 있는 것보다는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하며 차분하는 평을 주로 듣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래버리지 동료들, 협력업체와 협업하며 활기찬 분위기에서 일하니 성격이 외향적으로 변해감을 체감한다. 입사 전의 나라면 당연히 거절했을 낯선 약속들을, 래버리지의 Maggie는 참여하여 즐거움을 얻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힘을 얻는다.
영어이름을 사용하는 것에 100% 장점만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각자 가진 환경이 다르고 느끼는 의미가 다양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은 기업이라면 한번쯤 Nickname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모두가 행복한 금요일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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