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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간 김용훈 Sep 22. 2019

피로라는 녀석이 어느 순간 나에게 찾아왔다

본격 만성 피로 콘텐츠 2탄

최근 작성한 피로 관련된 콘텐츠 1탄에 이어서 다시금 적어보는 본격 피로 콘텐츠 2탄 



팀장님 어제 술 마셨어요? 얼굴 상태가 말이 아닌데요?



최근 새로 입사한 회사 내 파트너가 나의 얼굴을 보며 한마디 던지고 갔다. 딱히 어제 술을 마셨다거나 혹은 잠을 설쳤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변한 거라고는 나이의 앞자리 수가 2에서 3으로 바뀐 지 4년째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이의 앞자리가 3으로 바뀌고 ‘피로’라는 녀석은 불현듯 나에게 찾아왔다. 이 녀석을 이기기 위해 줘도 먹지 않았던 비타민을 성분까지 파악하며 직접 사 먹기도 하고, 인싸들이 간다는 산소방까지 찾아가며 피로라는 녀석을 쫓아내기 시작했다.

피로는 잠시 휴전이라도 하듯 어느 순간 사라지다가도 불현듯 나의 발과 등에 자석처럼 붙어 있곤 했다. 참고로 이 녀석은 언제나 ‘의욕상실’이라는 친구와 함께 다니는데 문제는 이 친구라는 녀석은 내 일상에 있어서 엄청 귀찮게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희로애락의 감정을 없앨뿐더러 카페인이라는 각성제를 섭취하지 않으면 하루를 통째로 포기하게 끔 만드는 아주 끔찍한 녀석이다.



주말만 되면 소파와 한 몸이 된다 (출처 : 이불 밖은 위험해)


어릴 적 기억을 회상해 본다면 사업을 하셨던 아버지는 주말만 되면 언제나 소파와 한 몸이 되어 TV의 사운드를 자장가 삼아 하루 종일 낮잠을 주무셨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런 아버지를 보며 “아빠는 뭐 하길래 주말만 되면 잠만 자?” 라고 물어보곤 했었다. 실상 내가 아버지 나이뻘이 (사실 그것보다는 적다) 되다 보니 왜 그렇게 주말만 되면 피곤해하셨는지, 소파와 한 몸이 되어 주말 오후를 꿈나라로 활용하셨는지, 이제는 아버지의 행동이 공감되는 것 같다. 


“너는 아빠처럼 저렇게 하지 말어. 애들이랑도 놀아주고, 주말에 공부도 하고 알았지?”

엄마는 나에게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시고 이런 말을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미안해 엄마. 나도 그냥 사람 인가 봐”

나는 오늘도 피로라는 녀석을 쫓아내기 위해 집 근처 사우나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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