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항녀 Jul 10. 2024

위로의 피사체

작년 이맘때, 내가 찍은 사진이라며 알림이 온다.


내 휴대폰 앨범 속에는 유달시리 하늘이 많이 찍혀있다.


내 생애 가장 크고 가장 힘든 일이 막 시작되었을 무렵이다. (수 차례 썼던 스토킹 고소의 시작과 끊임없는 진술, 증거자료 제출 / 지옥 같던 8개월의 스토킹 기간을 끄집어내 내 힘으로 사람들이 이해하고 죄를 인정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런 와중에 나는 자연으로부터, 특히 아무도 흩트려놓을 수 없는 파란 하늘의 구름들과 그 아래 나무들로 위안을 얻었던 것 같다.

작년 초여름의 내 모습들이 덜 찍혀있는 것은 아쉽지만 그 힘든 시간을 맞이하면서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수 있는 힘이 있었던 것 같아 내 자신이 대견하기도.

아직도 나는 하늘 사진을 많이 찍고 다닌다. 언제까지나 나에게, 사람은 건들 수 없는 위로의 피사체로 남아줬으면 한다.


내일은 1심의 두 번째 공판이 진행된다.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아직 1심이 끝나지 않은 것도 꽤 충격이긴 하다. 하지만 것보다도 내일 부산의 하늘은 맑아서 내가 재판 신문 중에 어떤 상처를 받더라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을 때 위안을 얻을 수 있는 하늘이 있어주길 소망한다.

주절주절


이전 19화 실연은 아니구요, 비 맞고 걷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