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사는 지우 인터뷰하기

도대체 왜 네덜란드에 사는거야?

by 반항녀

예전부터 나는 정말 궁금했다.

어째서 지우는 외국에서 사는 걸 택했을까.


한번은 지우가 네덜란드에 살다가 잠시 한국에 들어와 있을 때, 돌아가는 게 스트레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그럼 왜 가?”라고 물었더니, 지우의 답은 간단했다.


“그냥 가야 할 것 같아서.”


그 말이 오래 남았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그 이후로도 쭈우우욱— 지우가 도대체 왜! 네덜란드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지금, 네덜란드에 와 있는 나는 드디어 지우를 인터뷰해보기로 했다.

지우는 “이런 거 좋아”라며 흔쾌히 수락했고, 나는 그동안 받은 수많은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지우의 내면, 그 깊은 심연에 닿아보기로 마음먹었다.

지우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래서 ChatGPT에게 “지우의 내면을 탐구할 수 있는 질문”을 부탁했고, 총 15개의 질문을 준비했다.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했다.

만약 내가 성공했다면 심리학이 왜 있겠는가.


아무튼 지우는 그저 “이곳에 있어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 글을 퇴고하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그저’라는 단어가 지우를 표현하며 나온 걸 보고 괜히 재밌었다. 나도 그저 무언가가 좋은게 좋다.


며칠 동안 혼자 다니며 지우에게 빙의해보려 했다.

지우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네덜란드를 어떻게 보았을까. 무엇에 매료되었을까.


내가 간단히 느낀 점은 자유로움이었다.

한국어가 들리지 않으니 신경 쓸 것도 없고,

앞서 썼던 것처럼 ‘뭐 어때!’로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만큼 고독도 따라왔다.

그 자유로움 속에 있다가 문득 한국이 그리워진다면,

주어진 자유보다 더한 패닉이 몰려올 것 같았다.


환경이란 어차피 내가 만들어나가는 거라 생각해서 크게 개의치 않았다.

굳이 비유하자면 한국의 시스템이 철로 된 기계처럼 날카롭게 움직인다면, 네덜란드의 시스템은 묵직한 나무처럼 둔탁하게 굴러간다는 느낌? 안정감은 상당한.

(유럽의 다른 곳은 안 가봤으니, 섣불리 “유럽은…”이라 말하긴 어렵다.)


다른 나라에 터잡은 지우의 심리가 여전히 궁금하긴 하다.

하지만 그것을 명확히 안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결국 내 궁금증은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지우를 탐구해보려던 인터뷰는 결국 꽤나 식상하게 흘러갔고 그저 네덜란드에 사는 지우로 바라봐야겠다고 정리했다.


그래도 확실히 알게 된 건 있다.

그 모든 궁금증과 괴리감을 떠나 내 친구 지우는 작은 거인이다. 작은 거인이란 말을 듣기만 했지 써보기는 처음인데 딱 지우얘기란 걸 깨달았다.

짊어진 짐이 어마무시하게 보이는데도, 가뿐히 지고 갈 길 가는 사람. 깊어질 수 있지만 단순하게 세상을 보려 하는 멋진 내 친구.


무엇보다,

나랑 결이 맞아서 참 좋다.

우하하.


늙어죽을 때까지 칭구칭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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