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감사하게도 지우와 프랭크가 나를 위해 네덜란드 시골 에어비앤비를 예약해 주었다.
지우 강아지 찬이까지 함께 넷이서 한 시간 정도 차를 타고 도착한 이곳, 지도를 봐도 어떤 게 지명인지 모르겠다.
낯설 만큼 고요했다.
이것저것 하며 저녁을 마무리하고는 준비되어 있던 자쿠지에 빠졌다.
셋이서 모여 앉아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고령화 문제, 노후 문제, 정치 이야기까지..
나는 또 신이 나서 Left? Right?를 외쳤지만 프랭크는 현명히 때때로 다르고 정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을 했다.
세상 사람들 생각 비슷하다고 느낀 즐거운 저녁이었다.
그리고 노곤히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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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시골의 진정한 묘미는 아침에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
모두 잠든 밤을 틈타 온갖 생명들의 숨이 머무르고 공기 중에 떠다니던 수분도 잠을 자려 풀잎에 내려앉고, 그 순간 문을 열고 나와서 맞이하는 시골의 아침이란.
아직은 바라볼 수 있을 만큼 환히 빛나는 태양.
낯설 만큼 고요한 순간에 간간이 들리는 동물 소리.
풀잎에 맺힌 이슬에 산란하는 햇빛.
멀리 모여 앉아있는 세 마리의 토끼.
밭 위로 모여드는 하얀 새들.
이슬을 밟아 스며든 물에 젖어가는 양말.
그 덕에 느껴지는 발 끝.
상투적이고 진부할지 모르는 표현들로 이 순간을 표현하게 되는데 그 표현들이 어째서 진부하게 들리는지 알 것도 같다. 이 아름다운 순간을 투박한 글로 표현하자니 모두들 비슷하게 나아간 게 아닐까.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았는데 속이 찹찹하니 상쾌하다.
마냥 행복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