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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In the Club
내가 네덜란드 클럽에 다녀올 줄이야.
지우가 계획해 준 네덜란드 여정 중의 하나였다.
네덜란드 게이클럽.
지우의 게이친구와 만나 게이클럽에 가게 되었다.
처음 게이클럽이라고 했을 땐 약간 숭한 곳이라고 생각했었지.
아무튼 우리는 로테르담에서 8시에 나와 9시에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지우는 나를 위해 홍등가 구경을 쫘악시켜줬는데 그야말로 대-박.
유튜브에서 보던 홍등가를 실제로 보니 아주 기가 다 빨렸다. 예쁜 외국 언니들이 붉은 불을 킨 유리창 뒤 가게에서 야사시 하게 옷을 입고 사람들을 유혹하는 모습이란…
너무 현실감이 떨어져 어떤 판단도 서지 않았다. 그리고 라이브 섹스쇼도 보려고 했는데 수많은 인파에 포기!
나는 웃으며 폰으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거라 괜찮다고 말했다. 하하.
그렇게 홍등가를 쭉 한 바퀴 돌고 지우의 친구 니꼬(니콜라스의 애칭인듯하다.)를 기다릴 겸 즐겁게 놀기 위한 취기를 올릴 겸 노상 맥주집에 앉았다.
맥주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애플 사이다와 와인을 마셨다. 냠냠
취기가 슬슬 오르고 신나 하는 와중에 니꼬가 도착했다.
니꼬는 초등학교 역사선생님이었다.
음. 취한 상태로 니꼬와 대화하는 바람에 뭔가 생산적인 대화를 했는데 기억이 삭제되고 말았다.
역시 술은.. 무섭다.
나는 취해서 얼른 춤추러 가자며 친구들을 재촉했고 우리 셋은 클럽으로 향했다.
룰루~
사실 이 글을 쓰는데도 약간의 취기가 남아있다.
이 감흥을 그대로 담고 싶어 급하게 쓰는 중이다.
게이클럽은 예상과 다르게 한국에 있는 일반 클럽과 다를 게 없었다. 오히려 쾌적하다고나 할까?
우리가 11시쯤 간 게 이른 시간이었는지 사람도 별로 없었다.
우리 셋은 술을 더 마시고 흔들어재꼈다.
사실 나이가 먹고 몸무게가 늘어서 그런지 관절이 꽤나 아팠다. 그래서 슬렁슬렁 그루브를 탔다.
안타깝게도 술찌인 나는 거의 눈을 감고 있었다.
신기하게 잠을 자면서 춤을 추는 기분이랄까.
지우가 지속적으로 눈을 뜨라고 경고를 주었다.
그래도 못 이기는, 장사도 못 이기는 게 눈꺼풀이라고.. 아무튼 눈을 감은 채 흔들어댔다.
(사실 몸치다.)
중간 중간 눈을 떴을 땐, 건장한 남성들의 사랑이 눈으로 보였다. 전혀 새로울 게 없는 그저 자연스러운 모습같았다.
오기 전에는 클럽이라는 것과 그것도 게이클럽, 그리고 살이 쪄서 낮아진 자존감으로 긴장을 거나하게 했는데 그게 무색하게 정말 여유롭게 즐겼다.
뭐, 아는 노래는 하나도 없었지만 말이다.
처음 간 클럽에서 도장을 받아뒀으니 그 근처 클럽도 갔다.
지금 정신을 점점 차려가는 와중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여러 클럽을 들락날락(?) 하는데 드디어! 인종차별을 들었다.
어떤 외국인(모두가 외국인인데 그 와중에 또 외국인)이 지우에게 ‘니하오’를 시전한 것.
며칠 전 지우랑 나는 ‘명예영국인’을 함께 보면서 인종차별에 대응하는 법을 숙지했더랬다.
인종차별을 당하면 ‘유 퍼킹 레이시스트!!! 디스거스팅!!’을 외쳐야 한다고 했었는데 그걸 지우가 그대로 실천했다.
나이스. 졸라맨 멋있어.
그랬더니 그 인종차별종자(?)는 친구들의 놀림을 받으며 사라졌다.
그러면서 한 두세 군데를 다닌 것 같다.
정신을 차리니 새벽 두 시.
로컬 주민 아니면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새벽에 바깥에 있는 걸 어떻게 상상이나 할까.
이 역시 소중한 경험이었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순간과 다르게 클럽 말고 다른 곳은 한산했다.
우리는 세시 정도 되어 기차를 타러 역으로 향했다.
역으로 향하며 지우와 나는 서로가 있어서 행복하다며, 나는 꼬인 혀로 고백을 하고 지우는 그걸 또 잘 받아주었다.
지우는 암스테르담에서 새벽시간에 나와 함께 있는 것이 새삼 신비롭다고 말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 신이 났고 네덜란드에 굳게 터를 잡은 지우에게 감사했다.
그리고 강가에 앉아 잠시 여유도 가지고 천천히 걷고 사진도 찍으며 기차를 타러 왔다.
망할 놈의 네덜란드 기차.
45분이나 지연됐다. 우리는 지금 45분이 넘게 자리에 앉아있는 상태다. 조용해서 졸 수 있었던 기차는 갑자기 옆 자리에 시끄러운 주정뱅이들이 앉아 망쳤다.
휴!
아무튼 세상 일은 모른다. 내가 새벽에 유럽을 내 두 발로 걷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리고 세상 사람 사는 건 똑같다. 불토를 보내고 술을 과하게 마신 사람들이 공개‘토’대왕이 되어 여기저기 토를 하고 있었다.
Humanbeing is just humanbeing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