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유 부엌 '남구로븟'에서 -
Olive TV 프로그램에서 방영하고 있는 '모두의 주방'이 화제가 되고 있다. 혼밥이 지겹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고, 색다른 요리를 먹고 싶고, 따뜻한 저녁 식사를 하고 싶고, 누군가와 소통을 원하는 소셜다이닝 주방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다. 자신만의 특별한 레시피나 팁, 누군가와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함께 먹으며 잠깐의 순간을 나누며 소확행의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주방이다.
MC 강호동과 군 복무를 마치고 갖 제대한 제국의 아이들 멤버 황광희, 탤런트 이청하 등 새로운 게스트들이 함께 요리, 식사, 토크 등 처음 만나 모든 것을 같이 해보는 사람들 간의 예측 불허 소셜다이닝을 주제로 한 요리 예능 프로그램이다. '모두의 주방' 멤버들과 매회 출연하는 다른 게스트들은 재미있는 이야기와 자신만의 요리로 다음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남구로에는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유 부엌 '남구로븟'이 오픈되었다. 여기서 지난주 토요일 6명 친한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두 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모두가 여성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 모두 함경도가 고향이라는 것이다. 어쩌다 보니 서로 다른 사연으로 태어난 고향을 떠나 인연이 되어 남한에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거의 7년간 남한 생활에 적응하면서 지금은 당당하게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 친구들과 성장해온 추억을 공유할 때면 내가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깨닫게 된다. 즉 자라온 환경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남한 친구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 또래 남한에서 태어나 자랐다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만화 '천사소녀 네티', '세일러문', '달려라 하니' 등 이런 이야기들에 대해 나는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창 시절 이야기를 할 때도 나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배우며 성장하였기에 여기 친구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척만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어릴 때 보고자란 만화나 영화, 음악 등 환경과 문화를 함께 공유하고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인지? 고향 친구들과 모인 자리는 한없이 편하고 재미있다. 솔직한 마음이다.
오늘이 바로 평범한 일상에서 편하고, 재미있게 보낼 행복한 일상 중의 하루이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한 번씩 모일 때면 항상 맛있는 음식점이나,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오늘은 평상시와 다른 특별한 모임을 가졌다. 우리가 직접 재료를 사서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도 해야 하는 모두의 주방에서 만남이다. 특히 음식을 잘하는 친구가 있어서 어렵지 않게 맛있는, 그리고 우리의 추억이 담긴 소울푸드를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멤버 중 한 명이 조금 늦었다고 꽃을 사들고 왔다!!
활발한 성격에 애교 섞인 목소리로 "저 늦어서 꽃을 사 가지고 왔어요!! 이거면 용서되나요?(웃으면서 농담)"라고 멘트를 한다. 그 친구가 꽃을 들고 들어서는 순간 기쁨이 두배 되었다.
꽃은 역시 사람의 기분을 향기롭고 설레게 만든다. 우리는 한 명 한 명 다 자기만의 매력을 가지고 밝게 살아가고 있다. 나는 이런 동질성을 가진 친구들을 보고 만나면서 에너지를 받는다. 우리는 함께 시장에서 장을 보고, 직접 요리를 하면서 사진도 찍고,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고, 고향 사투리로 옛말도 하면서.... 정말 식당에 가서 사 먹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행복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우리가 함께 한 오늘의 소확행을 아름다운 추억의 갈피에 꽂으며 다음 만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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