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강의 P에게 해외여행이란
30개국 이상 여행을 다녀본 사람으로서 비자 신청을 못해서 비행기를 못 탄 건 처음이다. 미국의 국경이(콧대가) 이렇게 높구나. 도착 비자도 없다니? 그 자리에서 급하게 ESTA를 신청하고 보딩 막바지까지 승인이 나기를 기다렸다가 결국 비행기 일정을 변경하고 씁쓸한 마음만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누굴 탓할 것도 없는 게 여행 준비를 정말 1도 하지 않았다. 바빠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간만의 휴가 겸 여행이었는데..
뭐, 더 좋은 일이 있겠거니 하며 3일 뒤에 있을 출국 전까지 시간을 잘 활용해보고자 했다. 집으로 가는 길 날씨가 너무 좋았다. 다들 벚꽃 구경하겠다고 밖으로 나왔는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많이 막혔다. 다들 밖에서 꽃놀이할 때 나는 그냥 작업실에 들어가서 배웠던 바지 패턴 복습하고, 조카를 위한 염버니 모자를 완성했다.
가방은 처음 계획했던 거랑 많이 다르게 나왔다. 조금 더 계획을 완벽하게 해서 패턴을 뜨고 봉제로 넘어가는 훈련이 필요할 것 같다. 최근에 갈월동에서 청바지 장인에게 패턴 수업을 듣고 있다. 마음만 급해서 무작정 재봉틀부터 사서 집 안에 작은 작업 공간을 만들었는데 이제야 조금씩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알고 가는 기분이다. 조금 성장한 것 같아 뿌듯하다. 조카가 내 선물을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다.
#포켓몬가방
#염버니가방
가족들이 기분 안 좋을까 봐 밥 사주러 왔네요. 늘 그렇듯 성수초밥 가서 연어초밥을 먹었습니다. 저는 기분 안 좋을 때 연어초밥을 먹어요. (ㅋ) 오빠가 이제 저를 세탁소 수선집 쓰듯이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내 첫 고객이었는데, 매우 만족해 줘서 좀 뜻깊었어요. 열심히 해서 브랜드 준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