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눈에 보인다면

나의 고양이에 대하여

by 해강

주변에서 그래도 글이 재밌다고 말해주는 몇몇 지인들이 있어, 그 응원에 힘입어 글을 쓸 힘이 난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내가 키우는(이라고 적고 모시는 이라고 읽는) 고양이 삼둥이 타투


때는 2018년 여름, 7월쯤이었다. 나는 대한적십자사 라이프가드 자격증을 갖고 있다. 자격증은 2년에 1번씩 실기 시험을 통해 갱신해야 되는데, 그때 서울에서 있는 시험 일정이 안 맞아서 결국 군산까지 내려가게 되었다. 그래서 혼자 1박 2일로 군산 여행을 떠났다.


달게스트하우스였나? 1층에 카페를 하고 2층에 게스트하우스를 하는 곳에 머물렀다. 짐을 풀고 1층 카페에 내려와 쉬고 있는데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어미를 잃은 까미를 냥줍한 경험이 있던 나는 단번에 알아차렸다.


"여기 아기 고양이 있어요?" 주인아주머니께 물었다.

"어머, 어떻게 알았어요?"


자연스럽게 고양이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고, 주인아주머니는 박스 위에 덮어놨던 수건을 걷어 내게 보여주었다. 총 3마리의 아기 고양이였다. 꼬물거리며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 게 너무 귀여웠다. 하지만 애들이 생긴 게 조금 이상했다. 아이들이 눈을 못 떴다.


아주머니 말을 들어보니, 청소 미화원이 새벽에 갖다 주었다고 한다. 그는 쓰레기를 치우다가 쓰레기봉투 안에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버려진 아이들을 구조했다. 그렇게 구조한 아이들을 사장님께 임시로 맡겨놓은 것이었다. 음식물 찌꺼기와 털이 뒤엉켜 굳어있어 아이들은 못생긴 모습을 하고 있었다.


따뜻한 물을 수건에 묻혀서 얼굴과 몸을 닦아주었다. 아무리 닦아도 굳은 털이 풀어지지 않았다. 아주머니랑 병원에 데리고 가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체크했다. 그리고 아주머니는 계속 나보고 데리고 가라고 떠밀었다. 나도 집에 고양이가 두 마리나 있고, 아주머니도 집에 이미 한 마리가 있는 상태였다. 서로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내가 3마리 다 데리고 집으로 올라왔다.


나와 삼둥이가 군산에서 처음 만난 순간




우연이지만 인연이었다. 애기들 덕분에 생명은 죽음을 덮는 힘이 있다는 걸 알았다. 우울증으로 퇴사까지 하고 집에서 놀고먹던 나에게 3시간에 한 번씩 짹짹거리며 밥 달라는 아기새들을 돌보는 일이 결국 나를 살게 했다. 우리는 서로를 보살피며 서로를 살려준 샘이다.


삼둥이에게 나는 체다, 치즈, 호두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치즈는 의식을 잃고 죽을 뻔한 고비도 있었고, 체다도 병원에 다녀오는 경험을 했지만 지금은 다 건강하다. 치즈가 의식을 잃고 죽은 줄 알았을 땐 정말 마음이 아팠다. 또다시 죽음을 직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절한 마음으로 옷 안에 넣어 내 피부에 닿게, 심장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온기를 나눠주었다. 신기하게도 치즈는 살았고, 그렇게 삼둥이는 내 식구이자 내 자식이 되었다.


죽음이 가고 생명이 왔다.

생명은 그렇게 웃을 일을 내 삶에 많이 많이 만들어주었다.



출처: 타투이스트 다름 www.instagram.com/dareumtattoo


(지금 보니까, 첫 번째 도안도 너무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왜 저걸로 안 받았을까 괜히 아쉽네.) 고양이 타투를 받으며 나비도 함께 받았다. 사실 내가 받았던 타투 중에 제일 고민없이 골랐던 타투인듯 하다. 고양이들을 돌보며 조금씩 아빠를, 과거를 놓아줄 힘이 생겨났다. 아빠의 추모 1주기로 받았던 꽃 옆에 그 슬픔으로부터 멀리 날아가라고 나비를 받았다. 꽃의 반대편을 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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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타투이스트 다름 www.instagram.com/dareumtattoo


삼둥이 육아하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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