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짝 늦은 엄마......
내일이면 다시 학교를 가야 하니 Seesaw Family(학교에서 학부모에게 공지사항을 공유하기 위한 용도)를 다시 읽었어요. 음? 저는 약간 덤벙대는 사람이라서 그런가 봐요. 숙제가 있는 줄 왜 몰랐지? Seesaw Class(학교에서 아이들과 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용도)에 다시 접속해 보고 깜짝 놀랐어요.
아차차!!!
두 달 동안 안 했던 숙제까지 포함해서 좀 많이 밀려있는 숙제 리스트를 봤어요. 부리나케 해야겠다 싶었지요. 영어(English Language Art)와 수학숙제 그리고 한 달도 넘은 프랑스어숙제까지 보니 머리가 띵 하면서 약간 어지러웠어요. 매일 확인한다고 해도 학교 이메일 그리고 Seesaw와 엄마들 왓츠앱 채팅방 업데이트 내용을 놓치는 게 이렇게 많다니 잠시 기분이 처지더군요.
이번 midterm break에 학교에서 갑작스럽게 후드득 재빨리 던져주듯이 영어 수학 학습을 도와주는 응용프로그램을 추천해 줬어요. 일단 Kids a-z, Khan Academy를 로그인해 보고 아이에게 그동안 감춰두었던 아이패드를 다시 꺼냈어요. 아이패드를 꺼낸 김에 아라빅과 프랑스어 앱도 같이 깔고 가지고 놀라고 쥐어줬어요. 저는 최근에 아이패드에 학습 앱을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아마도 학교계정으로 들어가서 이용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아이패드에 깔아놓은 학교에서 알려준 프로그램에 대해서 소개드릴게요. 아무리 앱이 있어도 옆에서 학습하는 걸 지켜봐 주고 가이드해 주는 게 아직은 필요한 거 같아요. 지금은 학습에 대해서 습관을 들이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크면 좀 알아서 하겠지 하는 기대를 합니다. 이건 희망사항입니다......
I start Arabic (아이패드 앱입니다. )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아라빅 학습 전용 앱이에요. 십여 년 전 아라빅을 6개월 정도 배웠던 저에게는(알파 베었고 까먹어서 기억이 안 나요.) 너무 어려웠어요. 아이는 pre-K (미국 학제로 만 세 살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부터 아라빅을 배우는 중이고 알파벳은 얼추 아는 상태예요. 쓰기는 다른 문제고요. 아이는 곧잘 하더니 지겨워했습니다만, 여기서 반전이 있어요. 이 앱에는 연습문제를 풀면 오른편에 보이는 코인을 차곡차곡 쌓아서 게임을 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아이가 이 앱을 할 때마다 코인을 모으는 재미, 그리고 게임을 하는 재미로 즐거워합니다.
Linguascope(아이패드 앱입니다.)
이 앱은 다양한 언어를 지원합니다. 아라빅 학원에서는 이 앱을 아라빅 보조 학습 교재로 추천했어요.
가장 첫 번째 프랑스어를 선택하고 선생님이 알려준 경로대로 mon environnement로 가서 학습 중이에요. 아이가 많이 틀리는 걸 보니 프랑스어 수업시간이 즐거울 것 같지는 않아요. 저도 옆에서 몇 개 마구잡이로 단어와 그림 맞추기 퀴즈를 풀었어요. 생각보다 영어랑 비슷한 단어가 많았어요. 프랑스에서 가져온 단어가 많구나 싶었습니다. 왜 학창 시절에 독어를 배웠는지 모르겠습니다. 프랑스어를 선택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그랬다면 지금 이렇게 프랑스어에 까막눈은 아니었을 텐데 말이죠.
www.khanacademy.org(웹사이트입니다.)
그 유명한 칸아카데미를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아이 학교에서 계정을 알려준 후에서야 들어가 봤어요. 수학 부분에 early math review에서 마지막 과제를 하고 나서 2nd grade 몇 문제를 풀고 있어요. 중간중간 unit test 가 있고, 이 문제를 풀 때 아이를 보면 해당 부분을 잘 이해하는지 헷갈려하는지 알 수 있어요. 꾸준히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그렇지만 아이가 수학하는 부분 중 어떤 부분이 약한지 확인하는 데에는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학교 진도에 굳이 맞출 필요 없이 내 아이가 좋아하는 부분이라면 먼저 맛보기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한국에 비해 수학 진도가 너무 늦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요.
Kids A-Z(아이패드 앱입니다. (라즈키즈와 같은 회사 프로그램이네요.)
학교에서 알려준 계정으로 들어와서 reading room에서 leveled books에서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을 읽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해당 서비스를 가입해서 과외나 영어 학습에 이용하고 계시던걸요. 많이 유명한 프로그램인데 저는 최근에서야 알게 됐답니다. 듣고, 읽고(녹음 기능이 있네요.), 퀴즈까지 푸는 과정이 아이들 학습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수준별로 적당한 분량의 책이 있어서 집중력이 짧은 아이들에게 좋은 거 같아요 아이는 현재로서는 이틀 동안 즐겁게 Kids a-z를 하고 있네요. 아이들에게 특화된 보상이 있는 듣기, 읽기, 퀴즈 풀기 앱이다 보니 아이가 많이 좋아해요.
게임 중독처럼 중독성이 있어요. 책 한 권을 듣고, 읽고, 퀴즈까지 풀면 금빛 동전이 있는 보물궤짝을 보여주고 황금빛 별이 화면을 가득 채워줘요. 몇 시간을 내리 아이패드를 끼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PBS kids에서 게임에 빠졌던 모습이 오버랩되었답니다. 역시 아이패드를 내가 원하는 대로 사용하기란 참 어렵구나 싶어요.
학교에서 알려준 프로그램은 여기까지에요. PBS는 아는 분들이 많지만 한동안 유용하게 이용했고 나름 단점도 있었기에 한번 짚고 넘어가려고요.
pbskids.org(웹사이트입니다.)
PBS는 미국 공영방송에서 하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모음사이트예요. 제 느낌에 EBS과는 결이 다르고 집에서도 학습에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색칠하기, 만들기 등등)를 제공해요.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많은 콘텐츠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어요. UAE에서 비디오는 거의 못 보고요 게임정도만 할 수 있어요. 여기에 있는 다양한 놀이들은 아이들에게 해롭지는 않고 무료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게임을 하게 해 줬고 아이는 한동안 거의 모든 게임을 섭렵하면서 마지막레벨까지 올리기 위해서 매우 짜증을 내던 시기가 있었어요. 이 사건으로 인해 아이패드를 일 년 동안 주지 않았어요. 최근에 학교에서 여러 학습 앱을 권장하기에 어쩔 수 없이 애증의 아이패드를 다시 꺼냈습니다.
이게 학습효과인지 며칠 동안은 제가 허용한 앱만 사용 중이지만, 엄마가 약간 틈을 보이는 거 같으면 딴짓도 종종 해요. 모든 앱을 다 눌러보고 이것저것 살피는 걸 봤어요. 예를 들어 한 번도 클릭 안 해봤던 증권, i movie, 지도, 계산기, 메일 등등 홈 화면에 있는 건 뭐든지 다 눌러서 확인하고 있어서 잠가놓기도 했었어요. 아이패드가 나쁜 게 아니고 바람직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아이패드를 사긴 했지만 학습용으로 사용한 건 최근일이고 꽤나 유용하고 학교 현장에서도 쓸 만큼 인터랙션이 좋아서 놀랐어요. 문제 하나하나에 선생님의 지시사항이 녹음되어 있고 답을 제출할 때에 내가 쓰거나 음성을 녹음해서 답할 수 있는 과정에 불편함을 거의 느낄 수 없었거든요. 이렇게 많이 늦된 엄마는 오늘도 하나 배우고 빨리빨리 바뀌는 여러 상황에 놀라고 말았어요. 아이가 아직까지는 종이책을 더 친숙하게 여겼으면 하지만 책을 가까이하는 방법 그리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과정이 하나만은 아닌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