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 살에 학교 입학이라니
안녕하세요. Mumz Hive 주인장 김현주입니다.
코로나 백신이며 치료제가 나온다 하는 뉴스가 나오더니 이제는 오미크론 이야기뿐이네요. 어서 이 어두운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때는 일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20년은 모든 이 들에게 기억에서 잊힐 수 없는 해일 듯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만 두 살이 넘은 시점에 널서리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여전히 집에서는 한국말만 썼어요. 별다른 동영상이나 책을 읽어준 적이 없어요. 아이랑 대화하고 같이 밥 먹고 자고 이것만 해도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라고요. 아이가 언제 커서 대화를 주고받나 싶었어요. 다른 친구 아이들은 미술교육이니 영어 아니면 음악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도 꽤 있었답니다. 진짜 빠르다 생각을 했어요.
2020년 봄에 큰맘 먹고 널서리에 보내려고 했어요. 기저귀는 떼고 널서리에 들어간 거 같아요.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뿌듯했답니다. 널서리에는 역시나 아시아 친구들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습니다. 워낙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이라서 영어를 하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그러더군요. 다들 비슷한 사정이라고요. 학원에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 반이 3개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아마도 native 반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를 나눈 거 같았어요. 아이가 널서리 적응을 잘할지 매일 반신반의하면서 유모차를 끌고 왔다 갔다 했지요..
코로나가 점점 심각해지고 한두 개씩 나라 공항이 문을 닫는다며 주재원들이며 출장자들이 발을 동동 구른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왔어요. 이게 먼일인지? 널서리 다닌다고 결제도 끝냈는데 설마 문을 닫겠어? 이런 맘으로 편하게 몇 주 보내봅니다. 3월이 지나고 4월이 되다 보니 아랍에미레이트는 도로 통행을 제제하기 시작했어요. 공공기관은 물론 일반적인 회사까지 재택근무를 해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학교는 어찌 되었을까요?
널서리부터 모든 고등학교까지 기한 없는 폐쇄를 시작했어요. 아니 이게 무슨 일이고?
아이가 학교 들어가서 이런저런 활동 하면서 내심 친구도 사귀고 사회생활도 본격적으로 시작하나 보다 흐뭇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네요. 밖에 나가는 것조차 힘들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마트를 가려고 해도 문자로 코드를 신청해서 다녀와야 했지요. 그 큰 쉐이트 자이드 도로에도 하루에 몇 번 정도 차가 지나가더군요. 참으로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도시가 멈추어 버린 상황이었어요.
모두들 이 상황이 끝나기를 기다리다가 입학원서를 한두 개 넣어 보기로 결심합니다. 주변 엄마들은 벌서 입학 허가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덜컥 겁이 나기도 했어요. 일단은 입학허가를 받고 나서 보낼지 말지를 결정해야겠다 싶었어요. 널서리는 언제 문을 열지 모르는 상황인데 학교도 마찬가지였어요. 학교 투어도 전부 취소되었고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시작한 것도 몇 달 후였습니다. 부지런히 알아보고 다닐걸 후회했지만 시간은 이미 지나간걸요 ㅜㅡ 온라인 입학 지원을 하기 위해 학교에 전화도 하고 이메일도 보내봤습니다. 연락이 오긴 왔어요. 온라인 지원 양식으로 신청하면 된다고 하면서요...
일단 서류를 쓰고 요청한 자료는 넣는데도 며칠이 걸렸어요. 널서리 리포트를 요구했지만 널서리 자체가 문을 받은 상황이라 해당 반 선생님과 연락하기까지 한 달은 걸렸습니다. 입학지원서 내용도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았어요. 학교와 아이가 잘 맞을지를 이야기 가는 란이 있어서 학교 홈페이지도 꼼꼼히 읽었지요. 지인 찬스를 이용해서 나름 문법도 교정하고 이야기를 장황하게 쓰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입학지원서를 다 쓴 후 완료 버튼을 누르기까지 맘이 조마조마했습니다.
학교에서는 통 연락이 오지 않았어요. 아 떨어졌나 봐하고 말았어요. 학교투어도 막아놓은 이 시점에 입학을 한 다고 해도 제대로 정상적인 수업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맘이었어요. 학비가 내고 온라인으로 수업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었지요. 학교 관계자도 알 수 없다는 게 사실이었어요. 8월 어느 날 남편과 짧은 대화를 했어요. 학교를 보낼지 말지 어떻게 애햐 할까? 누구 누구네는 보낸다던데.... 다시 한번 연락해 보면 어떨까?
이 시국에 학교를 입학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만 세 살이면 널서리 다니는 아이도 많고 선생님이 더 잘 봐줄 거 같기도 했지요. 영어를 모르는 상황에서 학교를 가는데 맞는 건지 확신이 없었어요. 우연이겠지만 그날 오후 학교에서 입학 관련해서 전화가 왔어요. 자녀를 학교에 입학시키고 싶냐는 전화였지요.. 그렇다고 답 했고 인터뷰 날짜를 잡았습니다. 어리둥절했지만 일단은 시작해보기로 한 거지요. 주변 이웃 엄마 중에 교육에 어마어마한 열정이 높은 지인이 있어요. 갑작스럽기는 하지만 물어봤거든요. 아이 학교를 보낼 거냐고요...
“응 난 보내기로 결정했어.
아랍에미레이트와 학교 방침을 믿는다고요,
무엇보다
내 자녀가 이 상황을 용감하게 헤쳐나가길 바란다며...... “
이 답을 듣는 그 순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좀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보는 거 같았어요. 많이 반성이 됐습니다. 학교를 보낼지 말지 결정하고 생각하는 것은 양육의 첫걸음이기도 했습니다. 아이의 학년을 preK로 시작할지 k1으로 시작할지 정도의 수준을 넘어 이제부터 이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떤 시선을 가져야 하는지 부모로서의 첫걸음이 된 거 같았습니다. 마음이 무거웠어요. 내 나라가 아닌 이곳에서 학무보로써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묻고 싶은 거 다 물어가며 그렇게 살 수 있을지요......
그날 이후부터 시작된 학부모 이야기는
계속 이어서 얘기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