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관노 Mar 21. 2021

지시하지 말고 질문하라.

시대를 닮아야 좋은 리더십이다.

시대를 많이 닮아야 좋은 리더고, 시대를 담고 있어야 좋은 리더십이다. 그러나 어떤 리더는 과거 경험을 기준으로 지시에 익숙하고, 그 경험 속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 현재를 과거의 시선으로 본다는 것은 과거의 시간 속에 머무는 것이다. 이런 리더는 권위 또한 자리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지시 외에 질문하는 것은 품위 잃는 일이고, 부하 직원의 질문을 권위에 대한 도전이며 버릇없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새로운 세대는 언제나 버릇없는 놈 일수밖에 없다.

그러나 좋은 리더는 변화에 민감하여 온 몸으로 세상의 변화를 느낀다. 과거 경험보다 현재의 삶 속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분류하지 않고 한 나무에서 피고 지는 꽃이라 생각하고 경험은 현재를 살아가는 자양분으로 쓸 뿐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의 답을 타성과 관습 그리고 확정 속에 굳어 있는 화석같이 생각한다. 그들은 어제의 답과 오늘의 답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좋은 리더는 새로운 답을 찾기 위해 질문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질문한다는 것은 모르는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고, 처음의 시간 속, 끝없이 시작 앞에 서는 것이다. 스스로 모름을 인정하고 매일 새로운 시간 속에 존재함으로써 현실을 직시한다. 현실을 제대로 불 수 있어야 미래를 상상할 수 있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리더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다음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한번 들여다보자.    


초(楚) 나라의 어떤 칼잡이가 장강을 건너기 위해 나루터에서 배에 올라 뱃전에 앉았다. 그런데 배가 강 중간쯤에 도착했을 때, 배가 출렁거리는 차에 검객이 차고 있던 칼이 그만 강물에 빠지고 말았다. 놀란 검객은 급히 작은 단도로 떨어뜨린 뱃전에 표시하면서, “이곳이 칼을 떨어뜨린 곳이다.”라고 표시했다. 배가 건너편 나루터에 도착하자 검객은 칼을 찾아야겠다고 표시해 놓은 뱃전에서 물에 들어가 칼을 찾으려고 했다. 배는 이미 움직였으나 칼은 움직이지 않았으니 칼을 찾을 도리가 없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刻舟求劍의 유래다.    


 이 이야기는 시대의 변천도 모르고 낡은 것만 고집하는 미련하고 어리석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이야기다.

그런데 지금도 많은 리더들이 시간의 흐름을 모르고 자기 경험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다. 자기 경험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는 것은 그 외의 다른 것은 부정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이들에게 있어 다른 사람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고, 오직 지시에 순종하고 만들어진 대로 살아가기를 요구한다. 지시는 일방적이고 수직적이면서 다름을 부정하고, 천 개의 문제가 있어도 답은 오직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있어 답은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것이다. 이야기 속의 칼잡이가 그랬듯이 이들 또한 언제나 과거 속에 머문다. 이 이야기를 통해 나는 어떤 리더인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도 과거 경험을 기준으로 타성에 젖어 일을 지시하고 있는지, 아니면 매일 변하는 상황에 맞서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기 위해 구성원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있는지 말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