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게임 아이템 사주세요

초등학생 육아일기 (3)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용돈, 게임

by 티치미

큰 아이는 10살부터 게임을 시작했다. 또래치고는 늦은 편인데, 코로나로 집 밖 생활이 어려워진 2020년 12월부터니 이제 1년 정도 해온 것 같다. 주로 닌텐도 게임기로 해오다 최근에는 친구들과 컴퓨터 게임도 즐긴다. 아이에게는 너무나 즐거운 일이고, 요즘 같은 때에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함께 노는 한 방식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 큰 아이가 조심스레 제안을 했다. 게임 아이템을 사고 싶다고.. 다른 집은 모르겠지만 공짜가 없는 우리 집에서 크리스마스나 생일 선물을 제외하면 게임팩이나 아이템이 저절로 생기는 일이 없다. 그러니 대화는 자연스럽게 돈을 어떻게 마련할까로 이어진다.



"엄마, 게임 아이템을 사고 싶어요. 돈 벌어서 살게요."
"그래, 그게 얼마니? 며칠이나 일을 해야 할까?"

"제법 비싸요. 7천 원?"
"그럼 일주일은 걸리겠네. 그렇지?"
"그건 너무 길어요. 일해서 갚을 테니 미리 사주시면 안 될까요?"
"일주일이 짧은 시간은 아니지. 원래 돈을 모으는 것은 쉽지 않단다.
지금 그만한 돈이 없는데, 갖고 싶은 게 있다고 당장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없어.
그 돈을 차곡차곡 모아 준비하거나 은행에서 빌려서 쓰는 대신 이자를 내야 한단다. 어떤 방식을 택할래?"


아이는 망설인다. 하지만 최근에 이자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설명을 들은 터라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대출 이자로 낸다며 매우 흥분하심) 안전하고 속이 덜 쓰린 저축을 택한다.



이제 피고용인과 고용주(사실은 물주) 사이의 계약이 필요한 순간. 서로 제공할 노동의 종류와 가격, 기간에 대해 합의를 한다.


우리 집 노동과 임금 체계는 매우 간단하다. 자신의 물건, 옷, 잠자리 등의 정리, 청소 등은 자신이 해야 할 의무에 속하므로 이것을 제외하고 가족 공용의 공간이나 물건 등을 청소하거나 정리하는 일만 임금 노동에 속한다. 예를 들어 자기 방 청소나 책상 정리는 해당되지 않고 빨래 널기, 거실 청소하기 등은 그 대상이 된다. 대체로 10분 이내의 시간이 소요되는 소일거리로 건당 500원을 지급하는데 노동 시간이 길거나 업무 강도가 센 경우(마당 낙엽 정리 등)에는 건당 1000원을 지급한다.


아이와 합의한 일거리와 임금은 아래와 같다.

KakaoTalk_20211129_095500345.jpg 아이가 작성한 할 일 목록과 임금


- 거실 청소하기

- 아빠 구두 닦기

- 마당 쓸기

- 빨래 걷기 및 접기

- 자동차 청소


눈에 불을 켜고 할 일을 찾는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마음. 그냥 척척 뭐든 사주고 들어주면 좋겠지만, 그렇게 쉽게 얻은 것이 쉬 사라지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난 조금 빡빡한 엄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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