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이 삶의 철학이 되다!
19년도 코로나의 시기가 급속도로 확산이 되면서 2022년 소비키워드는 나노사회였습니다. 나노사회란 무엇일까요? 공동체 단위가 나노 단위와 같은 작은 단위로 쪼개져 흩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참으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겠지...' 라는 생각이였는데, 조금씩 코로나의 상황을 적응해 가면서 일상의 모습으로는 돌아왔으나,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음이 느껴집니다.
나눔이 미덕이 되었는 사회가 혼밥, 혼술이 더욱 익숙해 나눔에 대해서 조금씩 인색해지고 있음이 한편으론 안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눔"의 의미를 떠올리다보니, 마샤 브라운 작가의 [돌멩이 수프]가 생각납니다.
군인 셋인 낯선 시골길을 걸어갑니다. 전쟁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였지만 이틀동안 아무것도 먹지못해 배고프고 무척 피곤했습니다.
첫째 군인이 말합니다. " 오늘밤 따뜻한 밥 한끼 먹을 수 있다면..."
두번째 군인이 말합니다. " 그리고 포근한 침대에서 잘 수 있다면..."
세번째 군인이 말합니다. " 다 꿈같은 이야기야. 계속 걷기나 하자."
군인이 오고 있다는 소식이 마을에 전해지자 마을 사람들은 먹을 것들을 숨기기 시작했습니다. 전초 더미속으로, 우물속으로, 누비이불 속으로, 지하실로 숨긴 뒤 군인들을 기다렸습니다.
군인들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부탁해보아도, 따뜻한 잠자리를 부탁해보아도 마을 사람들 모두가 이것저것 핑계를 대며 외면합니다.
더 이상 어찌할 방도가 없던 세 군인들은 머리를 맞대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냅니다.
"커다란 쇠솥 하나만 빌려주십시오." 그리고는 물을 가득 부어 불을 지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큼지막하고 매끈한 돌멩이 세 개를 구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였기에 마을사람들 몇 명이 돌을 구해다 주었고, 군인들은 건네받은 돌을 큰 솥속에 넣고 끊이기 시작했습니다.
"수프에는 소금과 후추가 있어야죠?" 군인들의 말에 아이들이 집으로 달려가 소금과 후추를 가져왔습니다.
"이런 돌멩이면 아주 맛있는 수프가 될꺼예요. 하지만... 당근이 좀 있으면 수프맛이 훨씬 좋아질텐데..."
당근 하나 쯤이야 생각한 한 사람이 앞치마 가득 누비이불 속에 감추었던 당근을 가지고 나옵니다.
"돌멩이 수프에는 양배추를 넣어야 제 맛인데... 없는 걸 부탁해봐야 소용없겠죠?"
"찾아보면 어딘가 양배추 한포기는 있을지도 몰라요.." 하고는 침대밑에 숨겨둔 양배추 세포기를 들고 나오는 또 한사람도 있습니다.
조금씩 마음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소고기 약간!, 감자 몇개만... "이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하나둘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음식들을 하나씩 가지고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돌멩이 몇 개로 부잣집 식탁에 오를 만한 수프를 만들다니, 정말 마술같은 이야기란 생각에 완성되기도 전부터 들떠있는 마을사람들입니다.
마을사람들 각자가 가지고 있던 소소한 나눔으로 진수성찬의 음식들이 차려지기 시작했고, 세상에서 가장 맛난 수프가 완성됩니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춤 추며, 밤 깊도록 나눔으로 완성된 이 시간을 함께 즐겼습니다.
고마워요! 덕분에 아주 귀한 걸 배웠어요. 이젠 우린 배고플일이 없을꺼예요. 돌멩이 수프를 만들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중세유럽은 수세기 동안 전쟁에 시달렸습니다. 장정들은 군대로 끌려가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힘든 노동 속에 전쟁속에 참전했던 군인들의 약탈에 많은 시달림이 있었습니다. 마을사람들 또한 어려움속에서 살아남았기에 자신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든 빼앗기지 않는 것이였습니다.
돌멩이 수프에는 특별한 레시피가 없습니다. 그냥 자신이 내어 줄 수 있는 작은 것 하나하나가 모여 세상에서 가장 푸짐하고 따뜻한 나눔이 되는 것! 그것 하나였습니다
군인들은 어떠한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군인들이 하는 행동에 궁금증을 느꼈던 마을사람들의 마음을 활짝 열게 만드는 역할만 했을 뿐입니다. 군인들의 보여주었던 솥에 물 끊이는 행동이 마을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둘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것들을 내어 줄 수 있는 마음으로 움직였고, 함께 했던 소소한 행동들이 모여 그들을 더욱 풍요로움속에 행복한 밤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본인들이 가지고 있던 음식들은 그들에겐 소중했지만 그것하나로 배고픔을 달래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각자 가지고 있던 재료들이 함께 모이고 섞이자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푸짐한 나눔의 시간이 되었던 것입니다.
내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하나로 놓고 보면 턱없이 부족하고 작은 것일 지라도 함께 모여 그 가치가 더해진다면 조화롭게 빛을 낼 수 있는 가장 값지고 귀한 것이 될 꺼란 생각입니다.
시대가 변화해서 함께 라는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도 따뜻한 우리 마음 만큼은 변함없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