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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옥 Jul 05. 2023

[종이 아빠]

그림책이 삶의 철학이 되다!

요즘은 어린 꼬마아이들을 보면 자꾸만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도 해맑은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나는 자녀들에게 무엇을 했던가? 하는 여러 가지 생각들과 더불어 어린 시절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시간 함께 했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점차적으로 청소년기에 접어드니 서로 간에 얼굴 마주하며 대화할 시간도 많지 않고, 자신들이 살아내고 있는 세상이 전부인 양 행동하는 모습에 할 말을 잃어갑니다.


많은 생각들이 교차되면서 보았던 그림책 "종이 아빠"를 소개합니다.

바쁘게 살아내고 있는 부모들이라면 한 번쯤 돌아보게 되는 그림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지은 작가는 한국과 영국에서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공부한 작가로 그림책작가이며 인형작가이기도 합니다. "종이 아빠"는 이지은 작가의 첫 작품이기도 하고요. 일 때문에 바쁜 이 시대 모든 아빠들과 그러한 부모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냈습니다.



"아빠, 나랑 놀자!"

"그래, 그래, 나중에......."

"쳇!, 아빠는 맨날 나중이래."

오늘도 책상 앞에 바쁘게 일만 하는 아빠의 모습입니다. 

아이는 아빠를 바라보면서 아빠의 모습이 점점 변해가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아빠, 오늘따라 아빠모습이 좀 이상해!"

"도대체 무슨 일이지?

아빠는 자신의 모습이 종이로 변해버린 것에 당황스럽지만, 자신의 모습 걱정보다는 다른 이들에게 비춰질 모습에 걱정이 됩니다.

"회사는 어떻게 가지? 이 꼴로 밖에는 어떻게 나간담?"

해맑은 아이는 "아빠, 내가 밖에 나갈 수 있게 도와줄까?" 하며 가위와 종이를 가지고 달려옵니다. 

아이를 믿을 수는 없지만, 달리 방법이 없기에 그냥 아이가 하는 데로 바라봅니다. 

" 조심! 조심!!"



처음에는 아이가 만들어 주는 옷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의 놀이에 함께 빠져듭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만의 틀 안에서 우리는 점차적으로 나다움을 잃어버립니다. 

나는 누구인가요? 무엇을 위해 그리도 바쁘게 살아가는 걸까요?

아빠는 스스로를 회사인으로써 열심히 일해야 하는 사람이 곧 자신이라는 틀 안에 갇혀있었습니다. 때마침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을 어찌해 볼 도리가 없을 때, 아이는 아빠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리저리 멋대로, 맘대로 재단하면서... 처음에는 받아들일 수 없던 모습이었으나, 점차적으로 자신의 잃어버린 표정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니체는 말합니다. 낙타에서 사자로, 그리고 어린아이로 점차적으로 변화하라고 말입니다. 

그리고는 "너 자신이 되어라!"라고 말이죠

순수한 자녀의 모습처럼 우리도 바쁘다는 반복되는 말 대신 삶을 조금은 놀이처럼 즐겨봄도 필요할 것이란 생각입니다.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의해 자발적이진 않았지만, 밖의 세상도 아이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처음은 두려움도 있었지만, 점차 적응하며 함께라서 즐거운 시간들을 경험해 나갑니다. 

아빠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딸과, 딸과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아빠의 모습 속에 잔잔한 가족사랑이 느껴집니다.

그날 밤, 둘은 서로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잠이 듭니다!



무엇을 크게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그냥 서로 얼굴 마주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일 뿐인데, 왜 그리도 그 짬을 내기가 어려운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대학원 지도교수님과 면담하는 시간에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일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가정 안에서 아이들과의 시간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쪽에 너무 치우치다 보면 놓치고 지나간 부분에 큰 후회나 아픔이 남을 수 있으니 비중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내가 어느 쪽에 조금 더 비중을 둘 것인가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너무 한 곳만 바라보지는 마세요."

조금 더 일찍 깨우쳤어야 했는데,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있습니다. 

한쪽에 너무도 집중한다고 해서 집중했던 부분이 완벽해지는 건 아닌데, 자꾸 중요한 순간순간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나간 날들을 아쉬워하기보다는 지금 현재시점에서 함께 조화롭게 어울리고, 즐거울 수 있는 거리들을 많이 만들어봐야겠습니다. 지금 함께 했던 기억들이 살아가면서 좋은 에너지가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 힘 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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