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이 삶의 철학이 되다!
한 주를 바쁘게 활동하다가 맞이하는 주말 아침의 풍경은 어떠신가요?
조금은 늦잠도 자고 싶고, 평소의 행동보다는 한 텀 늦추어 게으름도 피우며, 여유를 부리고 싶지는 않나요?
방학을 맞이한 녀석들과 한 주를 정신없이 보내고 나면 주말엔 몸이 아는 듯 일찍 잠에서 깨어나더라도 바로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몸의 움직임을 살짝 변화시키고자 시작한 그림책살롱입니다.
한 달에 한번 주말 아침 7시 함께 그림책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올해 첫 시작의 그림책은 백지원 작가의 만남입니다.
백지원 작가는 어린이책에 그림 그리는 작업을 하면서 행복해합니다. 그림을 통해서 즐겁고 행복한 그림책 여행이 되길 희망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그림을 마주하는 내내 마음이 참 따뜻하게 합니다. 그린 책으로 [행복한 글쓰기], [치약 짜 놓기], [귀신 고래야 어디 있니], [무지개를 먹어 버린 봄봄 씨], [장구는 던던 다바칸은 둥둥] 등이 있습니다.
그럼 지금의 계절의 느낌과 비슷한 그림책 여행을 시작해 볼까요?
눈이 소복이 쌓여 있던 아무도 밟지 않은 눈 밭 위에 자신의 발자국을 하나씩 찍으며 걷는 북극곰이 보입니다. 어디를 향해 걸어가는 것일까요?
한 소녀가 문을 열고 나옵니다. 밖으로 문을 열고 나오는 그 소녀의 모습이 즐거워 보입니다. 오늘은 무슨 좋은 일이 있는 것일까요? 표정에도 외출하려 문을 열고 나오는 그 모습에서 설렘이 느껴집니다.
날 좋은 날 밖으로 나온 소녀는 얼음을 깨고 낚시를 즐깁니다.
홀로 얼음낚시를 즐긴 소녀는 집을 향해 돌아가려 하지만, 펑펑 쏟아지는 눈으로 잠시 몸을 피할 곳을 찾습니다.
그때, 소녀 눈에 포착된 이글루!
쉴 곳을 찾아 들어갔던 소녀는 이글루 안에서 북극곰과 마주합니다.
첫 만남, 누구나 첫 만남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합니다.
새로운 누군가를 마주한다는 것은 낯섦, 긴장감의 순간이 먼저 나타납니다.
피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마주할 것인가? 의 두 마음이 서로 엉켜 마음을 복잡하게는 만들지만 결국 소녀는 피하지 않고 북극곰과 마주합니다.
첫 대면의 북극곰은 소녀에게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소복이 내린 눈을 밟으며 먼 길을 걸었던 북극곰은 몹시 지쳐있었습니다.
소녀는 아파 보이는 북극곰을 위해 자신의 담요를 덮어주고, 자신이 잡았던 물고기를 함께 나누며 먹으며 정성껏 간호해 주었습니다.
소녀의 정성껏 돌봄에 몸이 한결 좋아진 북극곰은 그 소녀와 친밀감이 형성되어 함께 좋은 시간들을 보냅니다.
홀로 많은 것들을 했던 소녀에게는 북극곰과 함께 할 수 있는 그 시간이 참으로 행복한 순간입니다.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입니다.
함께 낚시를, 함께 걷기를, 함께 숨바꼭질을, 함께 웃기를, 함께 쉬기를...
이젠 거세게 내리는 눈조차도 둘이 함께라면 두려워하거나 피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 둘 사이에 새로운 북극곰의 등장
소녀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젠 더 이상 둘이 함께 할 수 없음을...
아쉬운 작별을 하지만, 소녀의 모습은 함께 했던 북극곰과의 소중한 시간이 추억으로 자리잡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고, 또 다른 새로운 만남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걸 소녀는 느낄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림 없는 그림책의 매력은 내가 바로 이야기의 작가가 될 수 있음입니다.
내가 바라보는 눈으로, 다양한 생각으로 다양한 스토리가 만들어집니다.
글이 없기에 많은 생각들이 이야기가 되어 머릿속에 가득 차 오릅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어쩌면 작가는 독자를 북극곰으로, 작가 자신을 소녀로 표현하고자 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무 흔적도 없는 도화지 같은 하얀 눈 위에 자신만의 발자국을 찍으며 2024년 한 해 멋지게 만들라고, 때론 힘겨운 순간이 오더라도 그림책을 통해 위로도 받고, 따뜻함도 받으며 새로운 관계에 대해 거부하지 말고 새롭게 나아가라고, 그것으로 작가인 소녀는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會者定離 去者必返(회자정리 거자필반)
만남에는 헤어짐이 정해져 있고, 떠남이 있으면 반드시 돌아옴이 있다.
무엇이든 억지로 되는 것은 없습니다. 그 순리대로 물 흐르듯 그 흐름에 따를 뿐입니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것이 인생이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으로 이 세상 소풍이 끝나는 날 "아름다웠음"을 마음깊이 느낄 수 있도록 순간순간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소녀와 북극곰은 서로 만나고 헤어짐이 있지만, 잠시의 아쉬움 뒤로는 서로 좋은 기억으로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나가듯 2023년 열심히 살아내셨다면 2024년 그 기운의 에너지로 다시금 멋진 한 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벌써 2024년 1월의 중순이 흘러갑니다.
나름 바쁨과 이것저것 신경 쓸 일들로 정신이 잠시 외출로 헤매었지만, 알찬 한 해를 만들기 위해 다시금 계획을 점검하며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사는 데로 생각하게 될 테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