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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옥 Jan 09. 2024

[내가 기르던 떡붕이]

그림책이 삶의 철학이 되다!

사춘기 아이들의 변화하는 모습들을 바라보면 어느 순간 부모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오롯이 부모 곁에서, 아직은 내 곁에 있는 나의 자녀만큼은 머나먼 이야기일 줄 알았던 상황들이 점차적으로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하고 있음을 조금씩 실감하는 순간이 옵니다.

이제부터는 각자의 길을 찾아  내 삶의 주인으로서의 자리잡음은 어찌 보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그림책 내가 기르던 떡붕이처럼 말이죠.


소윤경 작가는 회화와 조경예술을 전공했습니다. 여러 차례 개인전과 전시회에 참여하셨습니다.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내가 기르던 떡붕이], [레스토랑 Sal], [콤비 Combi], [호텔파라다이스]의 작품들이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떡붕이를 만나볼까요?


몽실몽실하게 기분이 들뜨는 눈부신 봄날인데 같이 사는 언니는 잠꾸러기, 떡붕이는 세상밖이 궁금증이 가득하기 시작합니다.

아, 심심해.....바깥세상은 어떤 곳일까?

그러던 어느 날, 기회가 찾아옵니다.

배달 온 철가방 속으로 몰래 숨어들었던 떡붕이는 드디어 바깥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은 방 안에서 세상밖으로 나오니 그 자체만으로도 신세계입니다.

복잡한 거리와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과의 정신없는 사이에서 조심조심 한발 내딛습니다.

괜찮겠지? 괜찮아.... 밖은 무척 재미있을 거야!


하지만 복잡한 바깥세상에서 적응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고, 나를 보호해 준 그 누군가도 보이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즐거움도 잠시 집에서 걱정하고 있을 언니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언니가 지금쯤 무척 걱정하고 있을 텐데...


아침은 어김없이 밝았고, 상쾌한 공기에 잠시 기운을 얻어 길을 떠나봅니다.

멀리서 날고 있던 새들을 발견...

하늘을 온통 뒤덮으며 날아오르는 새들이 마냥 부러웠습니다.

"얘들아, 혹시 하늘을 나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니?"

"너처럼 생긴 애들을 바다에서 본 적이 있어. 바닷속을 훨훨 잘도 날아다니던걸."

바다에 가면 멋지게 날 수 있다고? 그래, 그곳을 찾아가자!


바다를 찾아 걷고 걷고 또 걷고....

다리에 힘도 빠지고, 힘이 드는 순간 갑자기 눈이 핑 돕니다.

집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나를 애타게 찾아다니던 언니와 다시 재회를 합니다.

아... 드디어 그리웠던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엔 무척 신경 써 주던 언니, 하지만 그 마음도 오래가진 않습니다.  


멀리서 택배차 한 대가 보입니다. " 택배요!!!"

또다시 내게 기회가 온 것 같아


떡붕이는 그 이후로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들로 열거되어 있는 듯해서 별 느낌 없이 읽어 내려갔는데, 그림책 토론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자녀와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처음 읽을 때와 달리 마음에 느껴지는 많은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요즘 길을 걷다 마주치게 되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에 가던 길을 잠시 멈추어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좀 더 사랑을 주고, 좀 더 함께 소통해야 함에도 함께 늘 있다 보면 어느 순간 익숙함에 서로의 소중함을 잊게 되기도 합니다.

부모는 성인이 되어 그 모습 그대 멈춰있는 듯 느껴지는데, 자녀들은 어느덧 성장을 하면서 자신의 날개를 활짝 펴고 싶어 합니다.

나의 어릴 적 그때 그 시절 그랬듯, 우리 아이들도 이제 서서히 준비하는 시간인 것이겠죠?

준비하는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넓은 세상밖으로 나가기 위해 긍정적인 많은 경험들이 우리 아이들에겐 기회를 잡기 위한 준비일 것입니다.

시도해 본 자만이 그 기회를 포착할 수 있고, 다양한 기회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떠나가는 빈자리는 언제나 마음 한켠 쓸쓸함이 있지만, 자신의 삶을 위해 과감히 선택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큰 박수와 함께 아낌없는 응원을 해 주어야겠습니다.


답답해하지 않으면 깨우쳐주지 않고, 갑갑해하지 않으면 열어주지 않는다. 한 모서리를 들어주었는데, 다른 세 모서리를 돌아보지 않으면 다시 더 알려주지 않는다.  논어, <술이 8장>


떡붕이도 첫 발에서 세상 밖은 만만치 않음을 몸소 경험을 통해 배우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함께 했던 언니를 떠올리기도 하고, 나의 안전한 집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운 마음도 느꼈을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함께 하지 않아도 내 마음에 큰 힘이 될 것이니 말입니다.

새로운 경험을 시작으로 떡붕이는 세상이 더욱 궁금해졌을 것입니다.

세상밖의 세상사는 배움을 위해 또 다른 모험을 시작할 떡붕이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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