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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aollet 리아올렛 Jul 17. 2023

수영13. 수영 6개월

왜 했더라?

수영장을 아침에 다닌 지 6개월이 지났다.

실력에 변화가 있냐 한다면, 엄청난 건 아니지만 새로 느낀게 많다.


1. 물에서 숨 쉬는 게 편해졌다.

확실히 수영장 3-4바퀴는 더 돈다. 수영장 10바퀴도 힘들긴 하지만 하게 됐다. 힘 잔뜩 주던걸, 좀 편히 하니 물에서움직이는게 익숙해졌다. 아직은 균형이 제대로 맞지 않아 자유형 할 때, 롤링이 부드럽게 되지 않지만, 속도도 빨라지고 호흡이 편해졌다. 특히나 아침 출근 전 이만큼 다닌걸스스로 칭찬한다.


2. 몸이 물에 나가기 위해 기다려야 한다는 걸 알았다.  

쉬지 않는 모터 같은 움직임은 수영이 아니라 허우적대는 거다. 몸은 사실 모터도 아니고, 저조한 체력으로 같은 움직임을 무한정 반복할 수 없다. 물이 신기한 건 파동이 생기고 나서는 기다려야 멀리 뻗는다는 거다. 움직임만 계속되면 잘 나가지 않았다. 뻗고 기다려주는 그 짧은 빈 시간이 속도를 내는 데 한몫했다. 아직 그만한 여유는 없지만 한 템포 쉬어가는 그 빈틈이 아주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3. 팔은 뻗어서 몸이 나가게 움직인다.

이전에는 제자리에서 팔을 움직였다면, 물에 팔을 메다꽂는 방법을 배웠다. 앞으로 뻗는 느낌으로 해야 되는 건데, 물을 시원하게 베고 가르는 느낌으로 쭉쭉 뻗는다. 앞으로 나가려는 의지가 팔에 반영되어야만 물도 마음을 알고 길을 내주었다.


4. 접영 웨이브가 이전보다 잘된다.

뻗뻗하다 못해 각목처럼 물에 튕기곤 했다. 아니면 반대로 물속에 꽂혀버려 다시 튀어나오기 힘들었다. 접영만 하면 허리가 아팠다. 지금은 이전보다 웨이브를 하는 게 조금 익숙해졌다. 아직 타이밍은 잘 맞아떨어지지 않지만, 부분별로 웨이브, 물을 잡는 법이 수월해졌다.


5. 시작 몸풀기를 못하면 수영실력을 깎아먹는다.

잠 때문인지, 의지 때문인지, 인생에 원래 항상 느린 건지 뭔지, 뭐든 변명이겠지만 몸풀기 시간에 동참하는 게 제일 힘들다. 정각에 시작하는 몸풀기는 5-10분 정도 하는데,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바로 입수해야 한다. 제시간보다 먼저 준비하고, 도착해 준비운동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수영실력은 깎인다.


근 한 달은 컨디션과 감기로 종종 빠졌는데, 한창 느는 기분이 들 때와 달랐다. "왜 힘든지 알아요? 잘 안 나와서 그래" 하루 건너뛰고, 준비운동 건너뛰고, 물에 잘 안 나오니 수영선생님이 말하신다. 너무나도 맞는 말이다.


오랜만에 썼던 해녀책을 다시 읽어 보며, 수영을 왜 했었지? 물을 왜 그렇게 찾았더라? 라며 돌아봤다. 분명 물에서 배울 점이 많았는데, 살다 보니 배웠던 것들을 다 까먹고있다. 일상처럼 수영장 가기가 해야 되는 것이 되어버렸다. 재미로 시작한 건데, 잊고 있었다. 그 재미를.


https://brunch.co.kr/brunchbook/haenyeo


 

Swim under the moon light _ Liaol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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