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임신부

27주 차 눈 오는 날 카페에서

by Reen


27주 차에 들어서면서 배가 급격히 나왔다. 누가 봐도 임신부 모습이 됐다는 얘기다.



26주 차까지만 해도 겨울 롱패딩을 입으면 배 나온 게 가려진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패딩 지퍼를 닫아도 완만한 곡선이 두드러진다.






걷는 모양도 길거리에서 봐온 영락없는 임신부 모습이다. 팔자걸음이 아니라 일자걸음이라 자세가 곧다고 나름 자부해 왔기에 뒤뚱거리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배가 많이 나오면서 걸음 보폭은 좁아졌고 느려졌다. 의식하지 않는 이상 어느새 뒤뚱뒤뚱 펭귄 모양새로 걷고 있는 날 발견했다.



화장실도 너무 자주 간다. 임신 초기에도 많이 가고 임신부 중반에 들어서도 가긴 했지만 배가 나오면서 방광에 압박이 더 가해졌다는 걸 실감했다. 분명 화장실에 다녀온 지 10분도 채 안 됐는데 뒤돌아서면 한 번 더 다녀올까 생각이 든다.






이젠 누가 봐도 임신부가 된 소감은? 다소 불편하지만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나름 지낼만하며 행복하다. 회사 일과 집안일을 병행하며 임신 전 못지않게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나를 잘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 먹기, 스트레칭해 주기, 잘 쉬어주기 등등.



창밖에는 눈이 내린다. 임신부로서 미끄러짐에 유독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눈이 한창 내릴 때나 쌓인 눈을 밟는 건 괜찮지만 언 눈에 미끄러지기 쉬운 상태는 늘 조심 또 조심한다.



아직 카페에서 창밖의 눈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은 평안함 그 자체다. 나에게도 아기에게도 심신의 안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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