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 사수하기

아침 건강식 루틴

by Reen


임신부가 되면서 웬만하면 삼시세끼 중 한 끼는 건강한 과일·채소 중심 식단을 사수하려 노력했다. 단백질이 많은 달걀 등을 곁들인 건 덤이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아침에 스무디 한잔 만들어먹는 일 자체가 번거로웠다. 과일·채소를 씻고 다듬거나 데쳐야 하고 일주일이라도 편하게 먹으려면 소분도 잘해놔야 한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선 최소한 계란도 준비해야 했으니 요리 초보에겐 손이 많이 갔다. 찜기가 없어서 계란은 냄비에 삶거나 팬에 계란프라이나 오믈렛을 만들어 곁들여 먹었다.



이 모든 게 버거웠지만 주방 도구들을 갖춰나가면서 루틴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간편한 믹서기, 요리가 쉬워지는 미니 팬, 다지기 기계, 소분 용기 등 나의 주방 이모님들..






사실 건강식에 관심이 생긴 건 임신 사실을 알게 되기 불과 몇 달 전이었다. 생각지도 않게 가슴에 혹을 발견해 떼내는 수술을 받게 되면서 좋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래도 좋은 음식을 만들어먹거나 챙겨 먹는 게 쉽지는 않았는데 임신을 하니까 비로소 건강식 먹기가 루틴이 됐다. 그것도 가장 쉽지 않지만 효과는 좋은 아침에 말이다. 뱃속 아기를 생각하니 무엇이든 몸에 좋은 거라면야 할 수 있었다.



임신한 지 한두 달 전 한의원에서 내가 토음체질이란 걸 알게 된 것도 도움이 됐다. 임신 전에 툭하면 체하곤 했던 나는 그전까지 위가 안 좋은 줄만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토음체질은 위장 기운이 너무 세고 예민해서 오히려 잘 체하는 거였더라. 뜨겁고 맵고 짠 음식을 많이 먹었었는데 알고 보니 난 신선한 과일, 채소 등이 잘 맞는 사람이었다. 신선한 아침 스무디와 샐러드는 내게 꼭 맞는 식단이었던 셈이다.



건강식이 루틴이 돼서였을까. 오히려 임신 기간에 소화제를 거의 먹지 않게 됐고 유산균이면 충분했다. 배가 점차 나오면서 종종 속이 더부룩해지기도 했지만 신선하고 시원한 건강식을 아침마다 챙겨 먹을 때면 행복과 성취감을 느꼈다.





엄마가 되면 앞으로 요리할 일은 더 많을 테다. 아이를 위해 만들어야 할 건강식도 양적·질적으로 모두 늘겠지만 임신 기간은 이를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챙기는 건강식을 아기도 함께 먹고 있겠지. 이 생각에 아침 건강식은 점차 내 행복 루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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