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일찍 잠들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by 헤 HE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나는 잠들고 싶지 않다. 잠이 오지도 않는다. 그렇게 6시가 되면 의무적으로 눈을 감았다. 한 거라곤 쇼핑과 새 글이 올라오지 않는 SNS밖에 없다. 고작 그거 하자고 잠을 미뤘다. 6시간만 자고 일어났는데도 오후 12시다. 가족들은 늦게 일어나는 나를 아무 말 않고 쳐다본다. 약 먹고 밥을 먹었더니 1시다. 핸드폰을 좀 했더니 3시다. 컴퓨터를 좀 했더니 8시다. 다시 또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워 누워 핸드폰을 쥐고 있다. 한 게 없는 채로, 뭐라도 하기 위해서.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무얼 할 수 있을까. 나는 먼저 핸드폰을 내려놓기로 했다. 그렇게 자고 아침 9시에 일어나자 엄마가 말했다.

“웬일이야, 이 시간에 다 일어나고!”

엄마는 대견하다, 기특하다는 말을 거듭 쏟아내며 나를 계속 쓰다듬었다. 내가 일찍 일어나는 거 하나로 누군가의(심지어는 자기 자신의) 기분을 하루 종일 좋게 만들어 줄 수 있었다. 내 루틴도 달라졌다. 시간이 남으니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읽기도 하고, 밀린 설거지를 하기도 했다. 하도 시간이 안 가서 밖에 나가 재료를 사 와 요리도 해 먹었다. 에너지의 총량이 늘은 듯, 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진 나였다. 하루에 한 게 생기니까 조금이지만 의욕도 생기고 자연스레 책 마저 읽기 같은 내일 할 일도 생겼다. 내일은 또 내일 컨디션이나 일정에 맞춰 세상에서 제일 쉬운 할 일 목록을 만들었다(컴퓨터 하기, 일기 쓰기 등). 달성한 할 일들이 늘어갈수록 다음날이 약간 기다려졌다.

일찍 자면 일찍 잘수록 많이 자고 일어나도 일찍 일어난 게 된다. 일찍 일어나면 하루에 남는 시간이 많아 펑펑 놀고, 쉬운 할 일 한 두 개를 해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런 날들이 조금씩 쌓이면 내 일상도 비에 젖듯 변한다.

일찍 잠들기가 힘들다면 그 방법을 사용하자.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 “내일 하지 뭐”하고 뭐든 미뤄버리고 냅다 누워버리는 것이다. 참, 잠들기가 어렵다면 의사와 상의 후 약의 용량을 조절하거나 추가해보자. 나도 처음엔 감은 눈으로 밤새 다섯 시간, 여섯 시간씩 일주일을 뒤척여야 했고 약을 처방받아먹고 나서야 잠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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