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헤매며 17시간씩 잘 때였다.
어둠을 헤매며 17시간씩 잘 때였다. 내 정신은 항상 먹구름 속에 둥둥 떠다니는 듯 했다. 엄마가 두드리며 깨워 겨우 내게 밥을 먹였고, 나는 곧장 다시 자리로 누우러 갔다. 나는 일어나는 시간, 자는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았고 요일도 시간도 파악하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었다. 무언가를 하는 건 당연히 없었다. 엄마는 무기력하게 잠만 자는 내게 학원을 다녀보라고 했다. 많이 고민했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주제에 거절할 수가 없어 수락했다. 병든 내 인생에 조금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노트북을 싸들고 일주일에 삼일을 학원으로 갔다. 일주일의 스케줄이 저절로 짜여졌다. 정해진 시간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났다. 이렇게 두 달 동안 생활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곤 했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그럴 땐 눈 꼭 감고 해야할 일들을 하나씩 실행에 옮겼고 그러다 보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잘 시간이 되었다. 매일 같이 정해진 일정대로 움직이는게 가끔은 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활이 규칙적으로 돌아가니 정신도 조금이지만 맑아진 듯 했다.
반복되는 생활에 익숙해지면 정신줄 놓고도 일상생활이 가능해진다. 이것의 장점은 정신 차리고 보면 정신줄 놨을 때의 내가 무언가를 해놨다는 점이다. 이렇게 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학원의 한 과정을 마쳤고 몇개의 결과물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함의 효과를 확인한 엄마는 바로 학원 다음 과정에 나를 등록했다. 그 과정도 끝난 지금은 엄마가 내 맞춤 스터디를 만들어 그 스터디에 나를 넣어놓고 이틀에 한 번씩 작업물을 확인하고 있다.
나도 혼자 매주 하나씩 결과물을 내는 프로젝트를 여러개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블로그 글 쓰기, 그냥 글 쓰기 같은 것들이다. 뭐든 꾸준히, 규칙적으로 무언가를 해보기를 권한다. 노트에 선 긋기, 생각 적기, 쓰레기 버리고 오기(이건 좀 어려운가?)같은 아주 작은 것이라도 당신에게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