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없어진지 오래, 만날 사람도, 나갈 일도 없었다.
친구는 없어진지 오래, 만날 사람도, 나갈 일도 없었다. 나는 그대로인데 머리카락과 각종 털들 만이 자라고 있었다. 야생 고릴라 같은 나에게 동생이 놀러가자는 제안을 했다. 나를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동생과 나는 꽤 많은 노력을 해야했다. 내가 오랜만에 씻고 나오자 동생이 머리를 고데기로 말아줬다. 이어서 화장을 해줬는데, 분주히 움직이던 손길이 멈칫했다. 그리곤 동생이 말했다.
“너… 거울 좀 봐봐”
망설이다 귀찮은 엉덩이를 밀어올려 몇 달 만에 거울을 보았다.
음.
왠 털보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 둘의 생각이 통했던 것 같다. 나는 자수하러 가듯 조용히 화장실로 들어갔다. 나도 한 때는 깔끔했는데. 뭔지 모를 우울함과 서러움이 느껴졌다. 그것과는 별개로 나의 손은 왕년의 실력을 충분히 뽐냈다. 전체적인 얼굴 털과(진짜 전체), 눈썹을 중점적으로 다듬어줬다. 눈썹은 위 아래로 깎아 얇게 만들고 일자형으로 다듬었다. 청순한 이미지가 완성됐다. 내 면적 넓은 눈썹에 당황했던 동생도 마저 내게 화장을 해줬다.
눈썹은 원하는 이미지로 쉽게 변신이 가능하게 해준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눈썹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에게 디테일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별로 어울리는 눈썹에 관심이 없다고 해도 털 다듬기는 깔끔하고 단정한 이미지를 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방법에는 거창한게 있는 것은 아니고, (처음에는) 본래 눈썹 모양을 유지하는 선에서 다듬으면 된다. 절대 조각하려고 하지 말고 살짝 살짝 건들이자. 그리고 베일 일이 적은 칼이라지만 칼을 뽑을 때 특히 조심하고, 칼 앞머리에 가드가 없는 칼은 사용하지 말자. 우리는 소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