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눈썹 다듬기

친구는 없어진지 오래, 만날 사람도, 나갈 일도 없었다.

by 헤 HE

친구는 없어진지 오래, 만날 사람도, 나갈 일도 없었다. 나는 그대로인데 머리카락과 각종 털들 만이 자라고 있었다. 야생 고릴라 같은 나에게 동생이 놀러가자는 제안을 했다. 나를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동생과 나는 꽤 많은 노력을 해야했다. 내가 오랜만에 씻고 나오자 동생이 머리를 고데기로 말아줬다. 이어서 화장을 해줬는데, 분주히 움직이던 손길이 멈칫했다. 그리곤 동생이 말했다.

“너… 거울 좀 봐봐”

망설이다 귀찮은 엉덩이를 밀어올려 몇 달 만에 거울을 보았다.

음.

왠 털보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 둘의 생각이 통했던 것 같다. 나는 자수하러 가듯 조용히 화장실로 들어갔다. 나도 한 때는 깔끔했는데. 뭔지 모를 우울함과 서러움이 느껴졌다. 그것과는 별개로 나의 손은 왕년의 실력을 충분히 뽐냈다. 전체적인 얼굴 털과(진짜 전체), 눈썹을 중점적으로 다듬어줬다. 눈썹은 위 아래로 깎아 얇게 만들고 일자형으로 다듬었다. 청순한 이미지가 완성됐다. 내 면적 넓은 눈썹에 당황했던 동생도 마저 내게 화장을 해줬다.

눈썹은 원하는 이미지로 쉽게 변신이 가능하게 해준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눈썹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에게 디테일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별로 어울리는 눈썹에 관심이 없다고 해도 털 다듬기는 깔끔하고 단정한 이미지를 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방법에는 거창한게 있는 것은 아니고, (처음에는) 본래 눈썹 모양을 유지하는 선에서 다듬으면 된다. 절대 조각하려고 하지 말고 살짝 살짝 건들이자. 그리고 베일 일이 적은 칼이라지만 칼을 뽑을 때 특히 조심하고, 칼 앞머리에 가드가 없는 칼은 사용하지 말자. 우리는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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