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의 사서: 도서관 건립

도서관을 짓지 않기 위한 설명

by 김태은

우리 도서관에서 가장 고난도의 업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도서관 건립.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도서관을 짓는 일이라니, 그건 건축가나 기술자의 몫 아니냐고. 이용자도 모르고, 사서를 꿈꾸는 문헌정보학과 학생들도 모른다. 사실, 사서들조차 모를지도 모른다.


나도 그랬다.
실제로 공사는 다른 사람들의 손에서 이루어진다. 크레인이 움직이고, 콘크리트가 굳고, 철골이 올라가는 일은 사서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도서관 건립에는 공사보다 앞서는 시간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 누군가는 그 시간을 ‘준비’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행정의 연속에 가깝다.


어떤 땅에, 어떤 도서관을, 어떤 규모로 지을 것인가를 설명해야 하고, 그것이 왜 필요한지를 끝없이 증명해야 한다. 서류는 겹겹이 쌓이고, 회의는 방향 없이 반복된다. 그 일련의 과정들은 내가 배운 적 없는 것들이었다.

나는 책을 다루는 법을 배웠지, 건물을 세우는 법을 배운 적은 없었다. 도서관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았지만, 도서관이 세상에 어떻게 등장하는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 업무가 사서의 손으로 넘어온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어쩌면 누군가는 이 일을 내려놓고 싶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그걸 떠안게 되었을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도서관 건립에 관한 질문은 늘 사서에게 돌아왔다.






사실, 나는 이 일을 맡게 되었을 때 기뻤다.
물론 버거웠다. 버거운 정도가 아니라 숨이 막혔다. 하지만 동시에 설렜다. 이번에는 정말 사서의 손길이 닿은 도서관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서가의 위치와 동선, 햇빛의 방향과 소음의 흐름까지 고민한, 진짜 도서관 같은 도서관.


우리 도서관들은 대부분 10년, 20년 전에 지어진 것들이다. 그 시절에는 사서가 설계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건물은 먼저 지어졌고, 사서는 나중에 불려왔다. 이제 여기 안을 도서관답게 채워보라는 말과 함께. 이미 정해진 구조 안에서 서가를 배치하고, 책상을 들이고, 의자를 놓는 일. 그 또한 중요한 일이지만, 구조가 잘못된 건물 앞에서는 늘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공부했다. 아직 도서관을 짓지도 않았으면서, 짓기 위해 공부했다. 정말 이곳에 도서관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떤 규모가 적절한지, 몇 년에 걸쳐 어떤 과정을 거쳐야 가능한지 같은 것들을. 질문을 받으면 머뭇거리지 않고 설명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도서관에 대한 진심이 거기에는 분명히 담겨 있었다.


책상 위에는 점점 낯선 이름의 책과 자료들이 쌓였다. 건축과 관련된 법령, 공공건축 매뉴얼, 각종 지침들. 나는 그걸 하나하나 읽고, 이해하려 애썼다. 마치 다른 언어를 배우는 기분이었다. 문장을 이해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고, 그 문장이 현실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상상하는 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다 보니,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졌다. 도서관 건립은 결코 중립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

도서관은 중립의 공간이지만, 도서관을 짓는 일은 아주 정치적이었다. 도서관이 이미 충분히 있는 지역에서 더 지어달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반대로, 정말로 도서관이 필요한 지역은 조용했다. 조용하다는 이유만으로, 늘 뒤로 밀렸다.


이곳에는 이미 도서관이 있습니다, 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었다. 이쪽이 더 필요합니다, 라고 설명해도 귀에 닿지 않았다. 표가 되지 않는 지역에는 관심이 없었다.


결국 나의 공부는 실제 건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도서관을 짓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도서관을 짓지 않기 위한 설명으로 쓰였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어렵고, 지금은 시기가 아닙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되었다.


도서관은 그렇게 지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지어지지 않은 도서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