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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진 Aug 30. 2022

22-11 김치 국물이 묻은 신청서를 들고

사제동행 독서 멘토링 대회

학기 초부터 고민했던 행사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독서활동 계획서에서도 이 행사의 취지와 목적을 보았고, 배정된 예산으로 큰 행사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독서 멘토링 대회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는 말씀. 해 보지 않은 일에 더 큰 두려움과 긴장을 가지는 나에게는 치명적인 사건이었다. 그래서 학기 초부터 걱정에 걱정을 더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걱정을 한다고 해서 뭐가 어떻게 되지도 않았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기 전, 1학기 말은 무척 바빴지만 이 사제동행 독서 멘토링 대회에 대한 계획을 잘 세워놓지 않으면 2학기가 시작되고 나는 멘붕에 빠질 것 같아서 일단 계획서를 작성하고 예산안을 세워서 내부결재를 마쳤다. 참가기념품과 첫 만남에 사용할 질문카드도 예산에 포함시켰다. 


개학을 하자마자 참가기념품을 뭘로 해야 하나 검색에 검색을 해서 USB로 참가기념품을 결정하고, 16기가 USB에 학교 이름을 새겨서 100개를 주문했다. 첫 만남에 어색함을 풀어줄 질문카드도 20개 팀을 예상하고  20개를 준비했다. 도서부 아이들과 함께 학교 곳곳에 참가 모집 포스터를 붙이고, 선생님들께는 아이들과 함께 책 읽어 주십사 메신저를 발송했다.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는데.. 드디어 오늘 새로운 얼굴들이 도서관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김치 국물이 묻은 꼬깃꼬깃한 신청서를 내미는 것이 아닌가. 구겨지면 어때, 김치 국물이 묻어 있으면 어때? 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한 거지. 너무 반가운 마음을 들켜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엄청 열심히 오리엔테이션 일정을 설명하고 보냈다. 


아이들의 신청이 얼마나 들어올지 마음이 두근두근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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