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모든 왕따, 은따, 스따들에게
온갖 이모티콘과 함께 문자를 보냈다. 답문은 없었다. 당연한 일인데 조금 서운했다. 뭐, 괜찮다. 어차피 마지막 문자는 내 몫이니까. 019
스르르 내 마음속 어딘가의 빗장이 풀렸다. 맞아. 나도 모임에 참여하고 싶었어. 나 원래 거짓말로 상황 모면하는 거 엄청 싫어하거든. 대체 내가 왜 비겁한 짓을 해야 하는지 자괴감이 들었다고. 그리고 맛있는 빵도 진짜 먹고 싶어. 그런데 다섯 손가락 친구들한테 뭐라고 변명하지?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지 뭐. 041
가장 간단한 방법은 전후 사정을 자세히 적어 단톡방에 올리는 거다. 그런데 동물적인 감각으로 알았다. 이 일은 단톡방에 올릴 사안이 아니라는 걸. 가벼운 수다처럼 툭 던지듯 잘 쓸 자신이 없었다. 그러다 끝내 무플이면 어쩌라고. 나는 무반응을 감당할 용기가 없다. 052
여태까지 설아 넌 날 그렇게 생각한 거구나. 알았어. 그만두자. 나는 나를 무시하는 사람이랑 말 섞기 싫어. 참고로 말하는데 나, 은유한테 줄 선 거 아니야. 나는 누구 줄에 설 생각 없어. 누구 패거리에 들어가고 싶지도 않아. 난 그냥 길고양이처럼 혼자 다닐 거야. 162
생각해 봤는데, 나를 싫어하는 애들은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싫어하더라고. 노력해도 그 애들의 마음은 돌릴 수 없어. 그래서 결심했어. 나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만 신경 쓸 거야. 나를 좋아하는 친구가 한 명도 없으면 그냥. 내가 먼저 좋아할 거야. 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