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을 위해 모든 게 다 준비돼 있어
어마어마한 3월 2일이 밝았다. 정말 이 날이 올까 싶었는데, 그리고 나는 3월 2일에 과연 다시 이 학교에 등교하게 될까를 고민했었는데, 결국 6개월짜리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오랜만에 등교를 하니 약간 긴장이 되었다. 교무회의를 하고, 새로 전입온 선생님들의 소개가 있었다. 작년 저 자리에 서 있던 내가 생각났다. 기특한 아이들이 도서관에 인사를 왔다. 나도 아이들도 방학에 무엇을 하며 보냈는지 서로의 그간 안부를 물었다. 작년 1학년은 2학년이 되었고, 2학년들은 최고참 3학년이 되었다. 아이들이 부쩍 자랐다는 생각을 했다.
1. 새로운 도서관에서
작년 한 해 동안, 학기 초부터 학기말까지 내내 힘들게 했던 도서관 리모델링이 우당탕당 마무리되었고, 그렇게 나는 새롭게 태어난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맞이하게 되었다. 장서가 많이 줄었지만, 책에 압도당하는 도서관이 아니라 자유롭게 독서할 수 있는, 이용에 집중한 도서관이라고 우겨보겠다.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새로운 도서관을 좋아한다. 여러 가지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우선 이렇게 시작을 해보자.
2. 너희들을 위해 모든 것이 준비돼 있어.
작년에는 허둥지둥 대느라 진급처리도 3월 중순에야 완료했던 것 같다. 신입생들이 급식실에서 나와 쭈뼛쭈뼛 거리며 도서관에 방문했을 때, 그리고 대출을 하려고 대출대에서 이름을 말했을 때, 내가 이름을 불러주면 어떤 기분일까? 앗! 나를 위해 모든 것이 준비돼 있네?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했다. 당연히 학기 초라서 진급처리 중이거든?이라고 답해도 문제는 없을 텐데, 나는 왠지 아! 이런 부분까지 선생님은 나를 위해 신경 쓰고 있구나!라는 작은 감동을 주고 싶어서 정말 최대한 빨리 진급처리를 하고 싶었다. 뭐 이런 생각까지 할 아이들이 있을까 하는 의문은 들지만 200여 명 신입생 중에 단 몇 명이라도 이런 느낌을 받는다면 성공! 다행히도 신입생들은 꾸준히 오고 있다. 나도 같이 신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