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와서 가장 혼란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이 창의적 체험 활동(이하 창체)이었다. 창체는 교과과정 외 활동으로 크게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4가지 세부영역 활동으로 구성되는데, 나는 학교 내 봉사활동으로 일단 도서부를 담당하고 있어서 동아리 활동 지도교사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되나 보다라고 생각했지만 아니 아니, 25포인트 파란색으로 적힌 1 교사 1 동아리라는 메신저를 수신했을 때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걷기 동아리를 떠밀려 맡게 되었고, 1년 동안 지도했었다.
아이들과 함께 1년 동안 걸으면서 즐거운 일도 많았지만,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너희들은 다리로 걷는 게 아니라 내 입으로 걷는구나를 매주 느꼈고, 걷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걷기 동아리를 찾았다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나를 힘들게 했다. 교정을 걷거나 교외로 나가거나 힘들긴 마찬가지. 내년에는 꼭 독서 동아리를 하고 말 거라고, 어느 학교에 가던지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을 거라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나의 꿈은 교지라는 큰 산을 만나 올 해도 이루어지지 못할 것 같다. 이 학교는 격년으로 교지를 발행하고 있고, 도서관 사서교사 업무에 교지 발행이 있다는 것. 교지가 뭐예요? 하는 아이들에게 교지는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취재하고 기록하고 편집해서 만드는 잡지를 말해.라고 말해주었는데 이 말도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괜찮아 내가 다 가르쳐줄게. 일단, 일반 동아리 개설신청을 했고, 대표는 도서부 3학년에게 부탁했다.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에게 교지 편집부를 소개하고 있지만, 아이들의 구미를 당길 어떤 것도 사실 없다.
교지를 만들기 위해 1학기에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해 보았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에게 기사 쓰는 법를 가르치면 어떨까 해서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추천해 준 책이 바로 "신문은 선생님"이라는 책이다. 조선일보에서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웹으로 제공하는데, 이걸 월별로 정리해 책으로 발행한 것이다. 연애기사만 읽었을 아이들에게 짧게 정리된 기사문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동아리에서 활용하기 좋을 것 같아, 1학기에는 이 책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