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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진 Apr 13. 2023

23-08 [책벌레] 어서 와 책벌레들!

1318 책벌레 리더스 모집

지난주에 책벌레 리더스를 모집하는 포스터를 만들고, 이번 주부터 모집에 들어갔다. 나만의 바람이지만 책벌레 리더스는 무조건 책을 좋아하고, 도서관과 가까운 아이들로 구성하기로 했다. 인원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재미없는 것은 안 하기로, 재미있는 것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재 14명의 책벌레들이 지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 부류를 나눠보자면 다음과 같다.


점심파

점심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모두 급식실로 달려가는데 그렇게 달려가도 줄을 한참 서야 급식실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점심파 아이들은 아예 점심시간이 되면 도서관으로 달려와 책을 읽다가 급식실이 조금 한가해지면 점심을 먹으러 간다. 물론 이런 방법은 밥과 국과 반찬이 떨어질 수도 있어서 온전한 점심을 맛있게 먹을 수 없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심파는 이 방법으로 점심시간을 보내는 걸 선택한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에게 책벌레 리더스를 소개했더니 두 발을 폴짝거리며 신이 난 것 같았다. 책벌레 리더스의 장점은 일단 창의적 체험 활동과 겹치지 않고, 봉사 활동과도 겹치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가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단점은 아이들이 너무 바빠진다는 것. 어쨌든 책을 좋아하는 점심파 아이들이 처음으로 지원서를 제출했다. 


나 혼자파

혼자 점심시간에 와서 대출과 반납을 꾸준히 하는 친구다. 꼬박꼬박 5권씩 빌려가는데 그 이유는 테이밍마스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테이밍마스터는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이다. 무려 51권이 나왔지만 아직 완결이 아니고, 보통 테이밍마스터를 읽고 나면 달빛조각사로 넘어간다. 아마도 지후도 그렇게 될 것이다. 판타지 소설이라도 읽는 것을 좋아하는 것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지후는 지원 동기에 책 읽는 활동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적었다. 


쉬는 시간 파

너무 조용해서 내가 말 붙이기도 좀 어려운 아이들이 있다. 대부분 도서관을 점심시간에 이용하는데, 이 아이들은 점심시간에 혼자 헐레벌떡 뛰어와 책을 반납하고 다시 읽을 책을 대출해서 뛰어간다. 그렇게 쉬는 시간을 적극 활용하는 아이들 중 도서도우미 지원을 하고, 면접도 왔는데 떨어진 아이가 있다. 그래서 꼭 이 아이는 책벌레들 활동으로 함께 책을 읽고 싶었는데, 지원신청서에 이름이 있어 반가웠다.


기다림파

훈이는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결국 책벌레 리더스에 들어오게 될 것 같다. 훈이는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도서관을 꾸준히 찾은 아이였다. 그런데 도서도우미 면접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숫기가 없고, 적극적이지 않은 성격이라(도서관에 오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렇다) 선배들에게 자신을 어필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도서도우미를 누구보다 잘할 친구였지만 도서도우미를 하지 못한 채 1학년을 그냥 도서관 이용자로 보냈다. 그리고 2학년이 돼서 교지편집부에 들어오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고, 기장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모집 기간에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기장자리를 놓쳐버렸다. 얼마나 서울 했을까? 그래서 책벌레 리더스를 모집한다는 얘기를 듣고 1번으로 신청한 아이다. 훈이는 지금부터 책벌레 모임 계획이 대단하다. 모집공고를 교실동에 본인이 직접 붙이러 다니는 열정까지 보여주었다. 


이 외에도 여러 아이들이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제 만나서 무슨 활동을 할지 계획을 세워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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